"네이버 경영보다 엑시트 목적"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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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두나무 인수를 추진하면서 송치형(사진) 두나무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를 넘어 '넥스트 이해진'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송 회장이 네이버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시간을 두고 엑시트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건이 시장의 주목을 끄는 것은 거대 기업 간 합병이기도 하지만 기업 가치로 볼 때 '새우'격인 네이버파이낸셜이 '고래' 두나무를 삼키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둘 다 비상장사로 정확한 가치 산정은 힘들지만 시장에서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네이버파이낸셜의 3~5배 가량으로 보고 있다.
기업 가치만 반영해 주식교환이 이뤄질 경우 두나무 최대주주(지분율 25.5%)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된다. 하지만 이는 단순 계산으로,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경우 송 회장은 2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있다. 또 송 회장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네이버에 넘겨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네이버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금융권과 증권업계에서는 추후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차기 리더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 이후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해 송 회장이 네이버 주요주주가 되고, 그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 이어 네이버를 맡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나아가 네이버 전부를 직접 이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네이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주식교환 논의 과정에서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송 회장이 네이버 차기 리더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을 것"이라면서도 "차기 리더로서의 송 회장에 대한 검증, 내부 반발 등 조직적 문제, 이해진 의장의 리더십과 입지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을 오래 지켜봐왔던 가상자산업계의 시각도 비슷하다. 송 회장이 이번 합병을 직접 추진하는 것은 엑시트 목적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송 회장의 엑시트설은 예전에도 나왔다. 지난 2021년말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설이 불거질 때도 그랬고, 그동안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 회사 경영을 전담하는 사이 그가 엑시트 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후문이 나돌았다. 업계는 송 회장이 지분 처리 방안은 지속적으로 고민했지만, 회사 성장으로 지분 가치가 오르면서 엑시트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에 편입된 후 송 회장의 엑시트 방안으로는 추후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분을 털고 나가는 안이 거론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의 IPO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불과 석 달 전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네이버페이 외부 결제 비중이 50%를 넘었고 외부 참여자도 40% 이상으로 확대됐다"며 "점점 퍼블릭 서비스로 진화하면서 공개기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로 두나무의 상장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송 회장이 걱정했다는 얘기도 있었다"며 "나스닥 상장 추진으로 송 회장이 지속적으로 엑시트 방안을 찾고 있다는 얘기가 있어, 이번 네이버와의 딜은 엑시트 목적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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