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축산물 판매 코너.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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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 지수는 114.5(2020년=100)로 전월과 동일했다. 6∼7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다시 숨을 고르는 형국이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21.2%)∙의약품(11.0%) 등에 힘입어 전월보다 2.4%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지난달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2.4%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2월(-3.5%)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0%) 판매가 늘었지만,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3.9%)와 가전제품·가구 등 내구재(-1.6%)의 판매가 줄었다.
일단 지난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라 소매판매가 2.7%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엔 음식료품∙가전제품∙통신기기의 감소 폭이 컸는데 으뜸 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 종료와 갤럭시 Z플립·폴드7 등 신제품 출시가 7월에 몰린 영향”이라며 “5년 만에 10월 늦은 추석이 있어 추석 관련 소비가 9월로 일부 넘어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 지표엔 월별 특성과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다. 한 달 데이터만으로 소비쿠폰의 효과를 따지긴 어렵다. 다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비쿠폰을 지급했음에도 소비 상승세가 끊겼다. 소비쿠폰이 전반적인 소비 진작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7~8월을 묶어서 볼 경우 소매판매는 1.9% 증가했다”며 “2차 소비쿠폰 지급, 추석 효과 등을 고려하면 9월에는 다시 증가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투자 지표도 부진했다. 설비투자가 1.1% 감소한 가운데 건설투자(기성)는 6.1% 급감했다. 건축(-6.8%), 토목(-4.0%) 모두 공사 실적이 줄었다. 건설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가 산업재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언급하고 나선 것도 투자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기존 전망보다 3.9%포인트 낮춘 -8.1%로 조정하면서 대출 규제와 함께 건설현장 안전사고 여파 등이 건설업 부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더딘 경기 회복세는 고용 시장에서도 관측된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026만4000명으로 지난해 8월(2028만1000명) 대비 1만7000명(-0.1%) 줄었다. 사업체 종사자 수는 올해 1월 4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이후 계속 감소하는 흐름이다.
역시 건설업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8월 건설업 종사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만3000명 줄었다. 1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11월부터는 매달 꾸준히 7만~11만명씩 큰 폭으로 줄어드는 흐름이다. 김재훈 노동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건설업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이직과 채용이 감소해 노동 이동이 멈춰있다”고 말했다.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 역시 올해 8월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만9000명 줄며 23개월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3만5000명 감소했던 2021년 4월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김 과장은 “후행지표인 고용은 전망이 쉽지 않지만 최근 기업들이 신규 채용 확대 움직임을 보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김경희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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