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왼쪽 두 번째)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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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들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위상이 달라졌다.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모집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대통령실의 ‘청년 채용 확대’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기업 간 소통 창구 역할을 복원하는 모양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지난 15일 대통령실이 국내 8대 그룹과 연 청년 채용 확대 비공개 간담회에서 기업들을 모으는 역할을 맡았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주재한 간담회에는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도 참석했다.
한경협은 지난 25일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청년 일자리 개선을 위한 주요 그룹 간담회’도 공개적으로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기업들은 노동시장 경직성과 인력 미스매치 등 애로사항을 토로했고, 한경협은 이를 모아 정부에 건의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10월에는 주요 그룹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상생협력 채용박람회’를 연다. 경제계가 공동 상생채용 박람회를 여는 건 15년 만이다.
재계는 한경협이 청년 채용 확대 문제에 팔을 걷고 나선 데에 주목한다.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재계 맏형’으로 이런 이슈가 있을 때 정부와 기업 간 소통 창구 역할을 도맡아 했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정경유착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윤리위원회를 설립하고 명칭까지 바꾸는 등 쇄신에 나선 한경협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며 국민 신뢰 회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청년 채용 확대 문제는 대의적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이슈라 상대적으로 정경유착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 3월 5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민생경제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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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에 넘겨준 ‘맏형’ 역할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는 주요 경제단체와의 간담회 때 한경협을 ‘패싱’ 했으나, 이번 정부는 다르다. 지난 3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류진 한경협 회장이 10년 만에 간담회를 열며 관계 회복의 물꼬를 텄다. 류 회장은 지난 7월 하계포럼에서 4대 그룹 회장의 회장단 합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기업 간 소통 역할만으로는 정경유착 고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처럼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 민간에서 든든하게 서포트해줄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다”라며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중심으로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해야 한경협이 한걸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미 가교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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