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후폭풍과 반발 커
메신저 시장 판도 변화와 경쟁 앱 부상
홍민택 CPO 리더십 논란과 책임론 확산
(사진=카카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카카오톡이 최근 단행한 대규모 업데이트가 거센 반발을 불러오며 ‘국민 메신저’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이번 개편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내부 직원들에게만 개편 취지와 현황을 설명했을 뿐, 대외적으로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지난 23일부터 카카오톡 친구 탭의 기존 가나다순 친구 목록을 없애고, 최신 프로필 사진과 게시물을 전면에 노출하는 격자형 피드 방식으로 개편했다. 첫 화면이 인스타그램형 피드로 전환되면서 업무용 연락처나 친하지 않은 지인의 활동이 노출되는 데 대한 불편, 과거 사진 공개에 대한 사생활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
또한 카카오는 같은 시기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지금 탭’을 도입했다. 그러나 과도한 광고와 미성년자의 숏폼 중독 노출 우려 등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평점 추락·이탈 가속…라인·네이트온 반사이익
네이트온 이미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용자 반발이 확산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업데이트를 막는 방법이 공유됐고, 앱 마켓에서 카카오톡 평점은 최근 1점대까지 추락했다.
앱 마켓 순위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30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메신저 앱 라인(LINE)은 전체 무료 앱 인기 순위 12위,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불과 며칠 전 80위권에 머물던 것과 대조적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라인은 전체 인기 순위 140위권에서 36위까지 급상승했다.
카카오톡 이전의 ‘국민 메신저’였던 네이트온 역시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순위 14위, 소셜 네트워킹 부문 2위까지 올라섰다. 이는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반발로 대체 메신저 다운로드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홍민택 CPO “메신저 본질 훼손 아냐”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카카오는 지난 29일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올해 4분기 내 기존 친구 목록을 카카오톡 친구 탭 첫 화면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보호 절차 간소화 등 추가 개선도 예고됐다.
이번 개편을 주도한 홍민택 CPO는 29일 내부 직원 공지를 통해 이번 개편이 소셜 기능 확장과 메신저 서비스 강화를 목표로 했다고 설명하며, 메신저 본질을 축소할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앱 다운로드와 트래픽 지표가 유지되고 있다고도 언급했지만, 불편 최소화를 위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 관계자는 1일 이데일리에 “홍민택 CPO가 크루들에게 카카오톡 개편과 관련해 빠르게 소통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취지로 글을 작성했다”며 “사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내부 커뮤니티에서는 홍 CPO가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편을 강행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 CPO가 토스 출신의 실험적·속도 중심 리더십을 유지해 카카오의 기존 합의 중심 조직문화와 충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카카오는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UI·UX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정확한 복구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