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국방과 무기

    중국판 ‘골든돔’ 나왔다…“미사일 1000발 동시 대응 가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中연구팀 차세대 조기경보 시스템 시제품 공개

    위성·레이더·광학 센서 통합해 실시간 위협 분석

    “미국이 먼저 구상했지만 실행은 중국이 더 빨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전 세계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신형 글로벌 방위 시스템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른바 중국판 ‘골든돔’(Golden Dome)이다.

    이데일리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방 전자시스템 연구개발 허브인 난징전자기술연구소의 리쉬둥 수석 엔지니어 연구팀은 최근 ‘분산 조기경보 탐지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명명된 신형 미사일 조기경보 시스템 시제품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중국 학술지 ‘현대 레이더’에 발표한 논문에서 “시제품은 분산 노드 간 최대 1000개의 데이터 처리 작업을 병렬로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차세대 데이터 전송 프로토콜인 ‘퀵’(QUIC)을 적용해 통신망 혼잡이나 전자전 환경에서도 빠르고 안전한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최대 1000발의 미사일 궤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위성, 레이더, 광학 센서, 각종 정찰 장비 등 육·해·공 및 우주 기반 자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한 뒤, 이를 통해 실제 탄두와 미끼 탄두를 구분하고 비행 궤적을 분석해 요격 시스템에 정보를 제공한다.

    즉 각 지역·각 플랫폼에서 산발적으로 수집되던 정보를 단일 결과물로 정제해 표적 추적, 발사 경보, 위협 식별 등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각기 다른 시점과 조건으로 구축된 방위망을 하나의 통합 데이터 체계로 연동하는 기술은 난제로 꼽혀 왔다.

    중국군은 이렇게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해 향후 시스템 정밀성을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지만 인민해방군(PLA)에서는 이미 실전 배치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시제품 배치인 만큼 완벽한 단계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구 전역을 덮는 미사일 방어체계’라는 이정표를 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이 국방 기술 경쟁에서 미국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대조적으로 미국의 골든돔 프로젝트는 진전이 더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임기 내 실전 배치를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개념적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미국 무기통제·비확산센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이 속도로는 2028년 말까지 시연 가능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발 비용도 트럼프 대통령은 약 175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제시했으나, 미 의회 예산국의 추정치는 8310억달러에 달한다.

    미 우주군 고위 지휘관들조차 “아직 기술적 청사진이 없다”고 인정하는 등 업계에선 데이터 통합이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미 국방전산업체 아크필드의 댄 나이트 부사장은 “필요한 정보와 데이터가 있지만, 제대로 된 곳에 있지 않다. 기존 네트워크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시스템 연동 여부, AI에 민감한 군사 데이터를 얼마나 개방할지 등이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구상에 대해 “우주를 전쟁터로 만든다”고 강도 높게 비난해놓고, 정작 자국에서는 남몰래 유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군사 분석가들은 SCMP에 “아이디어는 미국에서 먼저 내놓고 실제 구현은 중국이 더 빨리 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짚었다.

    SCMP는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고에너지 레이저, 차세대 전투기, 전자식 사출 시스템 등 주요 무기 개발이 지연되는 동안 중국은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것을 넘어 일부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제품이라도 국제적으로 전략적 균형을 흔드는 신호탄”이라며 “향후 대규모 확장과 개량이 이뤄질 경우 글로벌 미사일 방어기술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동아시아 안보 지형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