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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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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스타들, 트럼프에 맞서 '표현의 자유' 수호 위원회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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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 폰다, 1940년대 '표현 자유' 수호 단체 재출범
    할리우드 배우 550여 명 지지 의사 표명하며 참여


    한국일보

    할리우드 배우 제인 폰다가 올해 2월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31회 미국 배우 조합상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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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표현의 자유' 수호를 목표로 하는 단체를 출범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좌파 척결을 명분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저항하기 위해서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단체를 설립해 활동한 건 1940년 매카시즘에 반발한 이후 80년 만이다.

    미국 CNN방송 등은 1일(현지시간) 미국 배우인 제인 폰다(87)가 최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에 맞서 '수정헌법 제1조 위원회(Committee for the First Amendment)'란 이름의 단체를 재출범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위원회는 1940년대 매카시즘 광풍 속에서 할리우드 블랙리스트에 맞서기 위해 제인 폰다의 아버지인 배우 헨리 폰다가 험프리 보거트, 프랭크 시내트라, 주디 갈런드 등 스타들과 함께 설립했다. 당시 이들은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이 이끄는 의회는 연예계 인사들이 공산주의 동조자라며 비난했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의 커리어가 좌절되었으며 할리우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제인 폰다가 다시 발족한 위원회에는 550여 명의 할리우드 인사들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나탈리 포트만, 에런 소킨,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글렌 클로스, JJ 에이브럼스, 존 레전드, 줄리언 무어, 케리 워싱턴, 페드로 파스칼, 벤 스틸러, 숀 펜, 스파이크 리, 비올라 데이비스, 위노나 라이더, 우피 골드버그, 빌리 아일리시 등이 서명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위원회 재출범은 이달 초 미국 ABC 방송의 '지미 키멀 라이브 쇼' 중단 사건을 계기로 이뤄졌다. 프로그램 진행자 지미 키멀이 방송에서 보수 우파 청년 찰리 커크 암살 사건에 대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커크 살해범을 자기네 중 한 명이 아닌 다른 존재로 규정하려 안간힘을 쓰며,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별짓을 다하고 있다"고 한 발언한 게 문제였다.

    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키멀의 발언처럼 정제되지 않은 내용을 내보내는 방송사는 면허 취소를 당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방송사가 저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들이 하는 게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뿐이라면 면허를 박탈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폰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매카시 시대는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미국인들이 힘을 합쳐 헌법의 원칙을 수호하면서 끝났다"며 "그 세력이 다시 돌아왔고, 이제 우리가 헌법상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일어설 차례"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수정헌법 제1조 위원회'를 재출범할 때"라며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들의 말과 작품으로 인해 침묵당하거나 투옥되던 매카시 시대에 내 아버지 헨리 폰다가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참여했던 바로 그 위원회"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제인 폰다는 베트남전 반대, 인종차별 저항 등 사회적 이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위원회 측은 "폰다는 현 행정부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맹공격에 대응해 위원회를 재소집하게 됐다"며 "정부의 검열, 협박, 공포에 맞서 단결된 전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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