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선 '답답함 토로·내부 건의 목적' 인식
수사 마무리 후 공소유지 인력 최소화 전망
"검찰개혁과 특검 향한 여당 태도 모순돼"
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WEST빌딩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 로비에 현판이 걸려 있다. 박시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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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소속 파견 검사 전원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수습되는 모양새다. 답답함과 하소연을 표출한 게 '항명 딱지'로 돌아왔지만, 파견 검사들은 특검팀 이탈 없이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재판 단계에선 인력 축소가 불가피해 지속가능한 인력 운용 방안이 과제로 떠올랐다.
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팀 내부에선 지난달 30일 민 특검에게 전달된 '파견 검사 일동' 명의 입장문의 성격을 검찰개혁 논의 국면에서 혼란과 답답함을 토로한 '내부 건의' 목적이라고 정리했다.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상호 확인했다. 여당에서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겪은 파견 검사들의 상처는 덧난 상태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이 쌓여 있다. 예컨대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 의혹 수사팀 검사들은 창원지검에서 방대한 양의 고발 사건들을 받아들고 수사 대상인지 가리는 작업을 시작으로 지난한 과정을 거쳐온 데다 특검팀에서도 쉼 없이 일하고 있다. 수도권검찰청의 한 간부는 "특검에 파견된 검사 대부분은 검찰에서도 사명감 하나만으로 밤새워 일했다"며 "그 와중에 친정(검찰)을 없애고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추진한다고 하니 무슨 생각이 들겠느냐"고 반문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짓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를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유지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사를 마친 검사들은 자연스럽게 검찰청으로 순차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 중이다. 입장문 작성 2, 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검찰과 특검을 향한 여당의 모순된 태도는 '뇌관'으로 남을 전망이다. 국정농단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검찰 간부는 "검찰개혁을 통해 검사들을 '수사할 수 없는 존재'로 못 박아 놓고, 다수당이 원하면 특검 수사에는 계속 검사들을 투입할 거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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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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