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 머리에 팔레스타인기를 두른 한 여성이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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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 2년을 맞은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합의하는 전제 조건으로 전쟁이 완전히 종식된다는 “실질적 보장”을 요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과 로이터 통은 이날 이집트 국영 알카헤라 뉴스를 인용해 하마스 지도자 칼릴 알하야가 이스라엘이 가자전쟁에서 두 차례 휴전을 위반한 사실을 비난하며 전쟁이 종식되고 “반복(재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실질적 보장”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인 파우지 바르훔도 하마스 협상단이 전쟁 종식을 모색하며 가자지구에서 “점령군(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20개 조항으로 이뤄진 트럼프안에서는 48명(생존 20명 추정)의 이스라엘 인질을 송환한 뒤 이스라엘군은 단계적 철수하도록 했는데 구체적 일정이 제시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알자지라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와 연계해 포로들을 단계적으로 석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7일) 회담은 이스라엘 인질 석방 일정과 이스라엘군 철수 지도(계획)에 맞췄다”며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인질 석방은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틀째 열린 종전 회담은 전날보다 분위기가 나았다고 전해졌다. 협상은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중재국으로 나서 간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8일 재개할 협상에는 카타르 총리를 비롯해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고위급이 합류할 예정이다. 협상 내용에 밝은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8일 회담은 협상이 진전 가능한지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집트로 떠나기 전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 전역에 평화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알자지라도 계속되는 차이점에도 이번 회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가 트럼프의 계획의 많은 부분을 지지하면서 전쟁 종식을 향한 가장 희망적인 진전의 신호로 보인다고 짚었다.
7일 칠레 발파라이소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행진 중 참가자들이 손이 핏빛으로 물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인형을 묶어서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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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쪽이 일단 종전에 합의하더라도 가자지구 통치와 재건을 둘러싼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트럼프와 이스라엘은 이 과정에서 하마스의 개입은 철저히 배제하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이끄는 국제 과도기구 ‘평화위원회’를 통해 임시 통치한다는 방침이다. 하마스는 전쟁 종식 뒤 가자지구 통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데는 합의했으나, “팔레스타인 국가 기관의 감독하에 포괄적인 재건 과정이 즉시 시작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협상이 열린 이날도 가자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 드론과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시티의 주거지역인 사브라와 탈알하와 등을 타격해 최소 팔레스타인 주민 10명이 숨졌다고 보도됐다.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해 1200여명을 살해한 뒤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6만6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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