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쓰레기 더미가 놓여있다. 이승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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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것도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데 사람이 부족하니까 나와 있는 겁니다.”
12일 오전 11시 오태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환경지회 부지회장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한쪽에 있는 쓰레기 더미를 가리켰다.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화장실과 쓰레기통 등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수거 장소로 가기 전 층마다 있는 중간집하장으로 옮겨진다. 하지만 환경미화 노동자가 다수 파업에 참여하면서 미처 중간집화장으로 옮기지 않은 쓰레기가 터미널 곳곳에 생기게 된 것이다. 중간집하장도 쓰레기를 제때 화물 엘리베이터로 이송시키지 못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오태근 부지회장은 “우리도 인천공항이 세계 1등 공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한다. 그런 공항이 이렇게 관리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일단 내일부터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하는데 추가로 진행될 교섭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오태근 부지회장은 13일로 예정된 파업 노동자들의 현장 복귀를 앞두고 인천공항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나왔다.
인천공항 지상 조업장 흡연장. 인천공항 자회사 노조의 파업으로 공항 시설 출입증이 없는 대체인력이 투입되지 못하는 공간이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오태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환경지회 부지회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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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12일째 조합원 총파업을 진행하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노동자 대다수가 13일부터 현장에 복귀한다. 인천공항지부는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3층에서 진행한 결의대회를 열고 앞으로 간부파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파업에 참여한 대다수의 일반 노조 조합원들은 13일부터 현장으로 돌아간다. 현장 복귀 인력은 전체 파업 참여 인력 약 870명 중 800명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인천공항지부는 전국공항노조와 전국공항노동자연대를 결성해 지난 1일부터 ‘안전한 일터, 안전한 공항’을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인천공항지부는 연속 야간 근무가 불가피한 3조2교대 근무제 개편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전국공항노조는 한국공항공사와 자회사 간 계약에서 적용되는 낙찰률 제도 개선, ‘인건비 쥐어짜기’ 계약 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국공항노조는 지난 4일 “대통령실이 한국공항공사와 면담을 예정하고 있는 14일까지 현장에 복귀한다”며 파업을 중단했다.
인천공항지부는 24일까지 집중교섭에 나설 계획이지만 집중교섭에도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5일 재파업을 할 계획이다. 현장에 복귀하는 조합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이다. 오태근 부지회장은 “그동안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요구안을 공식적으로 접수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공문을 접수했으니 기대감을 가지는 조합원도 있다”며 “반면 그동안 합의를 깨뜨린 경우가 많아 우리의 주장이 제대로 받아들여질까 우려하는 조합원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중재 움직임에 기대를 거는 조합원도 있다. 이호현 터미널운영지회장은 “중부지방노동청에서 인천공항 파업과 관련해 사쪽과 공항공사를 만나는 등의 모습이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에서 우리들의 요구안이 관철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조합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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