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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시진핑, 실수였지?"… '희토류 통제' 중국에 유화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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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100% 더” 위협 뒤 “해칠 의도 없어”
    무역 수장도 “대통령은 늘 대화 의사 있어”
    부통령은 “中, 이성적 선택하길 희망” 경고


    한국일보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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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에 100% 추가 관세 예고로 맞불을 놓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유화 손짓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우 존경받는 시 주석이 잠시 안 좋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그는 자국이 불황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나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을 도우려는 것이지 해치려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로 가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도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여전히 갖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은 그렇다”면서도 “내게 11월 1일은 먼 미래처럼 느껴진다”고 말해 자신이 예고한 관세 부과 시점 전까지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시 주석이 안 좋은 순간을 겪었다’는 표현에는 아마 그가 실수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기대 섞인 짐작이 반영됐을 수 있다. 더불어 앞으로 중국이 실수를 바로잡고 본래 궤도로 돌아오면 양국 간 갈등이 심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회유하려 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해석은 미국 통상 당국 수장 발언을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 중국 정부가 전날 발표한 성명에 대해 “분명히 중국도 자기들이 용인 가능한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중국이 대화 채널을 통해 관련 국가에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사전 통보했다고 밝히는 등 자신들의 조치를 정당화하며 100% 추가 관세 등 미국의 맞대응 조치에 대해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달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에 대해 “(상대가) 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대통령은 잘 알려진 대로 늘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간 미국이 중국과 합의한 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폭넓은 관세를 자제했는데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확대하기로 결정했으니 분명한 합의 위반”이라고 짚었다.

    “美 카드가 中보다 많아”



    한국일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9일 미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 배석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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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경고로도 볼 수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고집할 경우 미국도 상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고 그때는 중국 경제가 불황을 피하기 어려우리라는 것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 등을 통해 향후 양국 무역 갈등 향배에 대해 “많은 부분은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이 이성적인 길을 택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4월까지 서로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전쟁’을 벌이던 미중 양국은 5월 상호 관세 인하 및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 등을 조건으로 무역 합의를 도출한 뒤 휴전 상태로 후속 협상을 이어 왔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했고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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