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에선 좌선하는 곳과 마찬가지로 화장실과 욕실도 중요한 수행 공간이라 조용히 해야 하는데, 화장실과 욕실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가 계시기 때문이라네요. 화장실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는 ‘오추사마명왕’인데, 부정(不淨)한 곳에서 깨달음을 얻고 나서 부정을 청정으로 바꾸는 덕을 갖춘 ‘화장실 부처’로 받들어졌답니다. 욕실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는 ‘발타바라보살’. 발타바라보살이 입욕 중 큰 깨달음을 얻은 데에서 유래해 선사의 욕실에는 반드시 부처가 모셔져 있고, 수행승은 매번 목욕하기 전 이 발타바라보살을 참배한다고요.
저자는 “집을 지을 때 화장실과 욕실만큼은 욕심을 부려 넓고 호화롭게 설계해도 좋다”며 말합니다. “화장실도 욕실도 혼자가 되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화장실이나 욕실에서 편히 쉬는 동안 막혔던 생각이 뚫리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확 떠올랐던 경험은 없나요?” 저자가 권하는 욕실 청소법에 밑줄을 쳐 봅니다. 세면대는 금방 더러워지니 각별히 신경 쓸 것,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거울을 깨끗이 닦아 둘 것, 습기에 강한 관엽식물을 두어 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 것…. 부지런히 욕실 청소를 하다 보면 언젠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도요. 곽아람 Books 팀장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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