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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김건희 특검 “통일교 자금으로 한학자 5억대 명품·귀금속 구입” 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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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힘 17개 시·도당에 통일교 후원금 전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개인적인 목적으로 명품과 보석을 구입하기 위해 교단 자금 5억원 상당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했다.

    조선일보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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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본지가 입수한 한 총재의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은 한 총재를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특검에 따르면,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은 2022년 5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배우자 이모씨에게 “한 총재에게 줄 브로치·귀걸이 비용 4억2000만원을 S보석에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통일교 재정관리국장을 맡고 있었던 이씨는 이를 일단 개인 돈으로 결제한 뒤, 통일교 행사비인 것처럼 증빙 자료를 제출해 교단 자금으로 비용을 돌려받았다. 이씨는 2022년 8월~2023년 5월 개인 식비나 의료비 영수증 등을 통일교 관련 비용으로 꾸며 처리하는 방식으로, 통일교 자금 약 5억34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특검은 통일교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2022년 3~4월 국민의힘의 17개 광역시도당에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을 지급하기로 협의했다고 봤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산하 지구장들에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후원을 지시한 뒤, 총 2억1000만원을 선교 지원비 명목으로 내려보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구장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지지 의사를 드러내고 후원금을 쪼개 약 1억44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2022년 11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이듬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교인들을 입당시켜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자, 통일교가 조직·재정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봤다.

    또한 특검은 한 총재 등이 1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등 총 8293만원을 교단 자금으로 구입해 김 여사 선물용으로 사용했다고 봤다. 이 밖에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되는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 1개도 통일교 자금으로 마련된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은 통일교가 한 총재의 종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각종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이같이 고가의 물품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통일교가 신도 헌금을 조성한 ‘천승기금’ 일부를 회계에 잡지 않고 현금으로 인출해 한 총재에게 상납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해외 신도들이 천정궁 등 건축 자금을 위해 보낸 헌금 일부도 한 총재에게 전달되거나 정 전 실장의 개인 용도로 쓰였으며, 이 과정에서 약 5억원이 횡령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허위 해외 목회자 명단을 만들어 ‘선교 활동비’ 결의서를 꾸미고, 이 명목으로 69만달러(약 9억원)를 조성해 정 전 실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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