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이태원참사 합동감사 결과 발표
'총체적 부실 대응' 대부분 사실로 확인
후속도 엉터리…징계 요구 안따르고 '정년퇴직'
경찰청 51명, 서울시청·용산구청 11명에 징계 요구
"유가족 상처치유와 의혹해소에 도움되길"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10.29 이태원참사 합동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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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참사 당일 경찰 ‘인파 대비’ 부족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합동감사 태스크포스(TF)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7월 23일부터 가동된 합동감사 TF에는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과 경찰청 감사관실, 행정안전부 감사관실이 참여했다.
감사 결과 참사 당시 제기됐던 ‘총체적 부실 대응’ 지적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합동감사 TF는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이태원 참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파악했다. 경찰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 후 대통령실 인근 경비에 우선순위를 두고 경비인력을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차장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인근 집회 관리를 위한 경비 수요 증가를 초래했음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며 “이로 인해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는 경비 인력이 전혀 배치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 용산경찰서는 2020~2021년에 수립했던 핼러윈데이 대비 ‘이태원 인파관리 경비계획’을 2022년엔 세우지 않았다. 이태원파출소는 참사 발생 직후 압사 위험 신고 11건에 현장 출동 명령을 받고도 단 한 차례만 출동했지만 마치 출동 후 조치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용산구청에선 참사 당일 당직 근무자 5명 중 재난관리담당자를 포함한 2명이 참사 시점에 구청장 지시로 전쟁기념관 인근 담벼락 전단지 제거 작업을 하고 있던 걸로 확인됐다. 용산구청장은 당일 밤 10시 59분 현장 도착 후 2시간 동안 주요 결정을 하지 않다가 다음날 오전 1시에야 상황판단회의를 열었다.
합동감사 TF는 이후 관련자에 대한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경찰은 2022년 11월부터 석 달간 특별 감찰을 했지만 용산경찰서장 등 8명을 수사 의뢰한 것 외에는 공식적인 감찰활동보고서를 남기지 않았고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않아 참사에 책임 있는 공직자가 징계받지 않고 정년퇴직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청은 2023년 5월 용산구가 징계 요구한 재난대응 책임자에 대해 내부 보고만으로 징계 보류를 결정, 결국 해당 책임자가 징계 없이 정년퇴직했다.
용산구청은 경찰 수사 결과 직무상 비위가 확인된 7명에 행정처분을 요청받았지만 6명은 특별복무교육으로 대체하고 1명은 징계 절차를 보류하는 등 현재까지도 징계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
징계시효 3년 도과 전, 관련자 62명에 징계 요구
이번 감사를 통해 참사 대응책임이 있거나 이후 책임자 징계 등 후속 조치 과정에서 비위가 확인된 경찰·서울시청·용산구청 관련자 62명에 대해서는 책임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상자는 경찰청 51명, 서울시청·용산구청 11명이다.
김 차장은 “거론된 62명이 모두 같은 징계를 받는 것은 아니며 62명마다 책임 정도가 다른데 무거운 책임도 있고 상대적으로 경미한 위반 사례도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것이냐에 대해선 행안부와 경찰청에서 검토를 하고 최종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퇴직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감사 대상이 아니라 감찰을 할 수 없고 이미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갔기에 행정상의 징계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퇴직 공무원 중 일부는 기소돼 재판 절차를 밟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참사 대응 과정에서 책임이 확인된 대상자 중 이미 퇴직했거나 징계 처분을 받은 자는 불가피하게 이번 조치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해임된 용산경찰서장, 퇴직한 서울경찰청장·용산구청 안전건설교통국장·안전재난과장 등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태원참사 유족분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정부가 TF를 구성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며 “유가족분들과 국민 여러분의 의혹해소 등 측면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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