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미국 정부에 1900억 기부한 ‘은둔형 억만장자’ 정체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화당 지지 철도 재벌 티머시 멜런
    지난해 트럼프 슈퍼팩에 5000만불
    케네디 장관 백신 반대단체에도 기부
    NYT "사용하면 법률 위반일 듯"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제47회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 폐쇄(셧다운)로 연방 직원 급여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정부에 익명으로 1억3,000만 달러(약 1,900억 원)를 기부한 개인은 오래된 공화당 지지자인 철도 재벌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국자"라 칭한 익명의 개인 기부자가 티머시 멜런(83)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친구인 "훌륭한 미국 시민"이 1억3,000만 달러를 쾌척했다고 밝혔지만, "그는 언론의 관심을 원하지 않는다"며 멜런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앤드루 W 멜런 전 미 재무장관의 손자이자 은행 재벌 상속인인 멜런은 수년간 공화당에 큰 규모 기부를 이어왔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SPAC)에 5,0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이는 역대 단일 기부금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해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에겐 2,5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2020년 이래 연방 후보와 정치 위원회에 총 2억2,7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대부분은 공화당 소속이었다.

    한국일보

    미국 정부 폐쇄(셧다운)가 미국 역사에서 두 번째로 긴 24일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문이 닫혀 있는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미술관 정문 모습. 워싱턴=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NYT에 따르면 1970년대만 해도 페미니즘과 생태주의 운동, 미국 원주민을 위한 자선 기부에 앞장섰던 멜런은 최근 들어 극우로 정치적 방향이 크게 바뀌었다. 2014년 기후변화 과학자들을 테러리스트에 비유했고, 케네디 장관이 과거 설립했던 백신 반대단체에 큰 금액을 기부했다. 이후 텍사스 국경 장벽 건설 지원에 5,000만 달러 넘는 금액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다만 대부분의 기부는 조용히 이뤄졌으며, 멜런은 언론과의 접촉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멜런의 기부금을 수락하면서 "군인들의 급여와 복리후생 비용을 치르는 데 사용한다는 조건"이라고 첨언했다. 그러나 NYT는 "이 기부는 연방기관이 의회 예산을 초과해 지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적자방지법(Antideficiency Act)을 잠재적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셧다운 3주가 지나면서 연방 직원들은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초당파 정책 센터'에 따르면 일시 해고된 근로자 수는 67만 명,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직원은 약 73만 명에 이른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