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골드만삭스 "인력 증가 제한"
월마트 "매출 늘어도 인력 안 늘릴 것"
AI 발달에 생산성↑…사람 안 뽑고 버텨
월마트.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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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필요가 생길 때마다 반사적으로 인력을 늘리는 관행을 지양하는 강한 기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이달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올해 연말까지 인력 증가를 제한하고, AI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축소할 것”이라고 알렸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월마트는 최근 “향후 3년 동안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인력 규모는 거의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항공우주·방산업체인 RTX 역시 지난주 “직원 수를 늘리지 않고도 매출이 증가했다”고 자평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영영자(CEO)는 “사람들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면, 굳이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할 필요가 없다”며 “많은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해) 인력 규모를 유지한 채 더 작은 조직으로도 버텨낼 수 있을지 가늠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약 700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향후 1년 동안 이 숫자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체스키 CEO는 밝혔다. 그는 “AI의 도움을 받아 기존 팀이 훨씬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회계 소프트웨어 인튜이트는 지난해 직원 수 변동 없이도 매출이 16% 증가했다. 인튜이트는 재무, 법무, 고객지원 부서의 일부 공석이 된 직책을 아예 충원하지 않기로 했다. 산딥 아울라 인튜이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직원이 한 명 그만둘 때마다 관리자는 반드시 그 자리를 다시 채워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며 “채용 절차에 대한 새로운 엄격함이 조직 비대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WSJ은 “최근 많은 기업이 인력 구조를 극도로 효율화한 ‘초슬림 모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공석이 생겨도 바로 충원하지 않고, 신규 채용은 최후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다.
신규 채용이나 인력 충원을 기피하는 기업의 흐름은 경영진이 AI 투자에 대한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과도 관련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알파센스에 따르면 최근 실적발표에서 AI와 ROI(투자수익률)을 언급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이 기업에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력을 줄이는 것이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기존 직원의 업무 부담이 과중해지고 미래 리더십 육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슈 마틴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용 축소는 양날의 검”이라며 “지금은 인건비를 줄이고 싶겠지만, 미래도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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