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제47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양자회담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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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된 건을 두고 외교·무역 갈등을 벌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만나 ‘화해 분위기’로 전환하고 무역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제47회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회동했다. 이날 회담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 등 미국 측 관리들과 마우루 비에이라 외교장관, 마르시우 호사 개발·산업·통상부 사무총장 등 브라질 관리들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직후 엑스에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해 큰 영광”이라며 “양국 모두를 위해 꽤 좋은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회담을 했다. 우리는 양자 무역과 경제 의제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논의했다”며 “우리는 대브라질 관세와 브라질 당국 관계자 제재에 대한 해결책을 진전시키기 위해 각국 협상단을 즉시 만나게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베네수엘라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마약 단속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 군함과 전투기를 파견하며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양국 중재에 나서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의 합의에 따라 양국 무역 대표단은 회동 이튿날인 27일부터 쿠알라룸푸르에서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미국의 무역흑자국인 브라질이 대미 보복 관세 50%를 부과하겠다고 선포한 상황에서 미국은 관세율을 내리거나 관세 부과 계획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브라질은 미국 측에 관세 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50% ‘상호관세’ 부과를 멈출 것과 자국 관료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고 비에이라 장관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되자 이를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에게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정상은 ‘설전’을 벌였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황제가 아니다” “브라질에 대해 오만하게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을 자세히 지켜보겠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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