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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예비 무역합의' 도달한 미중... '세기의 담판' 정상회담 카운트다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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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5차 고위급 협상서 '예비 합의' 도출
    中 희토류 통제-美 보복 관세 100% 양보
    공은 30일 미중 정상회담으로...부산 유력


    한국일보

    2017년 11월 9일 비즈니스 리더 행사가 열린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리를 안내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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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미중 정상회담이 '세기의 담판' 무대로 성사됐다. 미중 양측은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잠정 합의'를 도출해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합의 내용은 각국의 국내 승인 절차를 밟은 뒤, 30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미중, 광범위한 현안 논의... "건설적" 평가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은 "양국은 미국의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와 상호 관세 유예 기간 추가 연장, 펜타닐 문제와 마약 퇴치 협력, 무역 추가 확대, 수출 통제 등에 관해 심도 있고 솔직한 논의와 교류를 진행해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유예함과 동시에 미국의 대(對)중국 100% 추가 관세 부과도 철회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 농부들을 위해 상당한 양의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업체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과 관련한 최종 합의는 시 주석을 만나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단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양측 대표단 모두 논의 과정을 '건설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27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양국이 중요 경제무역 문제를 중심으로 솔직하고 깊이 있으며 건설적인 교류와 협의를 진행해 각자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내 취재진에게 "느낌이 좋다"며 "내년 초 내가 중국을 방문하고 그 이후 시 주석이 워싱턴이나 팜비치, 또는 다른 장소로 오는 것에 대해 거의 동의했다"며 낙관적 분위기를 내비쳤다.

    중국 입장에서는 희토류와 미국산 대두 수입 카드를 양보하더라도 무역 전쟁을 확전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최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는 제15차 5개년 계획을 검토하면서 '고수준 개방의 지속적인 확대'를 강조했다. 중국으로서는 개방을 확대하려면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완전히 결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미중 정상회담, 무역 전쟁 끝낼까


    공은 미중 정상회담으로 넘어가게 됐다. 백악관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0일 한국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29일 오전 방한해 30일 오후 귀국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30일 방한하는 시 주석의 일정과 동선, 보안 등을 놓고 양측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조율 중인 까닭으로 풀이된다. 장소는 부산 김해국제공항 내 접견실(나래마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정상의 만남으로 미중 무역 전쟁이 종지부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 앙쿠라컨설팅의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 전무는 SCMP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무역 회담이 미중 정상회담에 필요한 조건을 재확립했다"며 "미중 정상회담이 관세 휴전과 희토류 수출 통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토론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본질적으로 봉합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라지브 비스와스 아시아태평양경제연구소 대표는 "방위 산업, 로봇 공학, 첨단 반도체 등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놓고 전략 경쟁을 벌이는 미중의 무역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제재와 관세 및 무역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말레이시아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1년 유예'로 합의한 것 역시 이런 장기전의 불씨를 남겨 뒀다는 해석이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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