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사실대로 말하겠다”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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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해병 특검이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과 관련한 ‘수사 방해’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송 전 부장검사는 채 상병 사건을 지휘하면서 수사를 가로막고, 국회에 나가 위증한 혐의 등을 받는다.
송 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서초구 해병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사직까지 거론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수사를 막은 이유가 있느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연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입장은 그대로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고만 답변했다. 송 전 부장검사가 특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전 부장검사는 작년 상반기 공수처 차장 직무대행을 맡아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당시 공수처 수사팀은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장관 등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그런데 송 전 부장검사가 수사팀이 윤 전 대통령 등 사건 관계자들에 대해 통신영장을 청구하려 하자 “영장을 청구하면 사표쓰겠다”며 강하게 반대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른바 ‘친윤 검사’로 분류되는 송 전 부장검사가 고의로 공수처의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송 전 부장검사는 “영장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반려한 것으로 부당한 압력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송 전 부장검사는 국회에 나가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이종호 전 대표에 대해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도 받는다. 그는 공수처 임용 전 이 전 대표를 변호한 이력이 있는데도 채 상병 사건 수사를 보고받고 지휘해 논란이 됐다. 이후 송 전 부장검사는 작년 7월 국회에서 “이 전 대표 연루 사실을 모른 채 채 상병 사건 보고를 받았다”고 증언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의해 고발됐다. 특검은 공수처 보고 체계상 송 전 부장검사가 이 전 대표가 채 상병 사건에 관련된 것을 알고도 거짓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특검은 공수처 지휘부가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사건을 고발받고도 수사를 뭉갠 의혹도 조사 중이다.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박석일 전 공수처 부장검사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특검은 박 전 부장검사가 “송 전 부장검사의 범죄 혐의가 없고, 이를 고발한 국회 법사위원들에 대해 무고 혐의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오 처장에게 보고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 지연 의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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