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전투기 부품 공급한 19개국에 한국 포함
회의에 화상 참석해 미·영·중·일 등 63개국 비판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 특별보고관이 28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뉴욕 유엔 총회에 원격으로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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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특별보고관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제노사이드)에 한국을 비롯한 63개국이 공모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에 쓰인 F-35 스텔스 전투기에 부품을 공급한 19개국 중 하나로 언급됐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은 28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가자 집단학살: 집단적 범죄’ 보고서를 발표했다. 알바네제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한국·중국·일본 등 63개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군사적 지원, 이스라엘과의 경제 협력, 인도적 지원의 무기화 등을 통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알바네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목 조르고 굶기고 폐허로 만들었다”며 “불법적 행위와 의도적 방관을 통해 너무나 많은 국가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방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중계된 학살”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휴전 촉구 결의안 표결 등에서 7차례 거부권을 행사해 이스라엘에 외교적 보호막을 제공했으며 휴전 협상을 통제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서방 국가들은 기권이나 내용이 약화된 결의안에 동의함으로써 이에 협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스라엘의 대량학살 증거가 드러나는 와중에도 많은 국가가 이스라엘에 계속 무기를 공급해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의회에서 이스라엘 방위를 위해 264억달러(약 37조8000만원)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독일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무기를 이스라엘에 수출했다. 영국은 2023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상공에서 600회 이상의 정찰 비행을 하며 이스라엘에 정보를 공유했다.
한국과 일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에 쓴 핵심 무기인 F-35 스텔스 전투기에 부품을 공급한 19개 국가에 포함됐다. 중국은 이스라엘에 무기·탄약을 직접 수출한 국가로 언급됐다.
알바네제는 또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를 제재하면서도 이스라엘과 교역을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알바네제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총회에 직접 가지 못하고 화상으로 참석했다. 지난 7월 미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에 관여했다’며 알바네제를 제재했기 때문이다.
알바네제는 “미국 제재는 유엔의 독립성, 성실성, 정신 자체에 대한 공격”이라며 서방 강대국들이 “선언과 규탄을 넘어서는 구체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은 특정 지역이나 주제와 관련한 인권 상황을 평가하는 외부 전문가다. 특별보고관은 공식적 권한은 없지만 그들의 견해는 ICC를 비롯한 국제 사법기관 검사들에게 주요 정보로 쓰이며 세계 여론에 영향을 미친다.
☞ 미국, 이스라엘 가자전쟁 비판한 유엔 특별보고관 제재···인권단체 “침묵 강요” 비판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01452001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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