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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500조원 대미투자 패키지 타결...10년간 200억달러 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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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APEC]

    외환 충격 줄이는 분납 형식으로 타결

    자동차 등 관세는 15%, 농축산물은 현행 유지

    트럼프, 김정은 만남 불발에 아쉬움 표해

    李대통령 "회담 의사만으로도 한반도 온기"

    [경주=이데일리 김유성 황병서 기자]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다. 현금투자는 2000억달러로 향후 10년간 연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미국에 투자한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업 직접투자(FDI)로 대신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정상회담에서 안보와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나눴다. 이 중 핵심 사안인 관세협상에서는 이견을 좁혔고 세부 내용이 타결에 이르렀다. 3500억달러 전부를 현금으로 투자할 수 없다는 한국의 조건이 반영됐다.

    이데일리

    김용범 정책실장(오른쪽)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담 후 브리핑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000억달러는 일본의 5500억달러 보증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다. 다만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분할 납입하도록 해 외환시장 충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호 관세는 15%로 인하한다”며 “자동차 및 부품은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되며, 복제 의약품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를 두고 미국내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재는 무관세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인하 시작 시점은 11월로 예상된다.

    쌀과 쇠고기 등 농축산물 분야에서는 기존 합의 그대로 가기로 했다. 김 실장은 “검역 절차와 농업 분야 협력은 소통 강화 수준에서 정리했다”고 말했다.

    원자력 협정, 방위비 분담, 조선 협력 등에서도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 이른바 경제와 안보를 잇는 ‘다층 협력’ 구상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면서 후속 협의를 해 나가자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회담 모두발언에서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한국이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연료 공급이 허용된다면 한국이 자체 기술로 재래식 무장을 탑재한 잠수함을 다수 건조해 한반도 방어에 나설 수 있고, 이는 미군의 부담도 덜어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방위비 증액과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 방위역량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위비 증액과 산업 지원을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Peacemaker)’라고 지칭하며 그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국제 분쟁 중재에 나섰던 점을 언급하며 “그 역량이 한반도에도 발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 길을 닦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난 김정은을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서로 잘 지내왔다. 이번엔 단지 시간이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반도가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음을 알고 있다”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 “당신과 당신의 팀,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매우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합의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노딜이 한국 경제에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었다”며 “브라질 보복관세안을 두고 미 상원이 (반대) 의결 절차에 들어가는 등 워싱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미국 정치·사법권의 결정에 따라 협상 구도가 다시 달라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미 정상 간 회동은 끝내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함대지 순항미사일 발사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만으로도 한반도에 평화의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또 하나의 씨앗이 되어 거대한 평화의 물결로 확산될 것이라 본다”며 “대통령님의 활동을 큰 기대를 갖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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