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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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될 때”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도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9일 만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일 사이에 복원된 셔틀외교의 기반 위에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양국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해 나가면 국내 문제뿐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들도 얼마든지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이자,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면서 “그간 구축해 온 일·한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한·일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정상 간 셔틀외교 등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첨단기술, 경제안보, 사회·문화 등 분야에서 공조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데에도 뜻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넉 달 사이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하며 한·일 간 셔틀외교를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카이치 총리는 “셔틀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 사이에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장관급 등 여러 급에서 한·일 셔틀외교를 활성화시켜 나가자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이 안보, 경제, 사회 분야에서 폭넓은 관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한다. 서로 의지하고 함께할 필요가 높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상견례 성격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 간 우의를 다지고 신뢰 확보의 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하기 전에는 향후 한·일 관계 경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한·일, 한·미·일 협력과 공조를 중시하는 태도를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일·한·미 등 우방국과 연계를 한층 더 추진할 것도 확인했다”고 밝힌 데 이어 경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이 대통령과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에 뜻을 모았다.
대일 관계에서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 나가자’는 이재명 정부의 투 트랙 실용외교 기조도 시험대 단계를 벗어나 안정적인 상태에서 유지·발전될 수 있는 기초를 닦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며 대일 투 트랙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한다”고 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이에 공감을 표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이후 급변하는 무역·통상 국제질서와 선명한 미·중 갈등 구도는 한국과 일본의 공동 대응과 협력을 필요로 하는 요소다. 다만 정치인으로서 이념 성향이 뚜렷이 대비되는 한·일 두 정상 앞에 과거사나 영토 문제 등이 현안으로 대두될 경우 우호·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위험성은 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회담에서 “셔틀외교 순서상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수도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뵙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을 곧 뵙기 바란다”며 공감을 표했다. 연내 일본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의 방일 계기 중 하나로 거론된다.
양 정상은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몇 차례 더 조우할 가능성이 있다.
경주 |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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