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했지만 美 압박 지렛대로 활용할 것"
"불공정 무역관행 등 구조적 문제 해결 못해…임시처방 얼마나 갈지 미지수"
미중 정상회담 종료 |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30일(현지시간) 양측의 고조된 긴장을 완화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임시 처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번 회담 결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나 미국의 대(對)중국 100% 추가 관세 조치가 유예되면서 강 대 강 충돌은 막았지만, 이 같은 휴전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실험 재개를 선언한 것 등을 놓고 중국과 러시아, 미국 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이날 논평을 내 "오랫동안 기다려온 트럼프-시진핑 회담은 최근 양국이 취해온 긴장 고조 행보의 온도를 낮춤으로써 양자 관계를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한 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결과들은 양국 경제 갈등의 근본적 원인인 과잉 생산, 과도한 보조금, 불공정 무역 관행 같은 구조적 문제들을 거의 해결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이번 휴전은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 1기 때의 '1단계 무역 합의'와 달리 이번엔 중국이 매우 까다로운 협상을 벌이며 양보할 때마다 그 대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관세 인하와 해상운송 비용(입항 수수료) 철회와 관련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시행을 유보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이 조치를 미국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며 이는 미국의 관세 위협의 신뢰성을 낮추고 더 큰 비용을 초래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한 일정 마치고 출국하는 트럼프 대통령 |
톰 래미지 한미경제연구소(KEI) 경제정책 분석관은 연합뉴스에 보내온 논평에서 "이번 회담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장기적이고 적대적인 국면으로 후퇴할 위험이 상당히 높았다"며 "이번 회담으로 즉각적인 무역 긴장 완화를 통해 세계 경제에 안도감을 주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경제·안보 이슈들이 남아 있다"며 "양국 간의 소통은 안정성을 유지하고 오해로 인한 긴장 재점화를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필요한 것은 신뢰 구축 단계로,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이행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협의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간 합의가 '연 단위' 구조로 설계된 점은 앞으로 미중 관계가 지속적인 협상을 특징으로 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이는 지난 6개월간 우리가 봤듯이, 시장과 정치의 불확실성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을 거론하며 다른 나라들처럼 미국도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대니얼스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실험 재개를 선언한 것은 미국이 현 국제 안보 구도에 불만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핵 전문가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가 최근 실시한 '포세이돈' 등 새로운 핵 운반체계 실험에 대한 대응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 미국이 실제로 이와 유사한 핵 운반기술 개발에 착수한다면, 중국이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지속적인 (핵) 진전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개발은 중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체 연구 프로그램을 더 가속화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 미중정상회담 결과 주요 내용(종합) |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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