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일 서울 서초구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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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수사 막바지 시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대상으로 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공수처는 채상병 사건을 더디게 수사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이 사건을 수사했던 공수처 검사의 국회 위증 의혹, 이 위증 혐의 수사를 공수처가 스스로 뭉갰다는 의혹 등을 받는다. 특검은 현직 공수처 수장인 오동운 처장을 지난 1일 소환 조사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를 상대로 한 특검팀의 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이 중 특검팀이 가장 무겁게 보는 사건은 공수처의 ‘채 상병 수사 고의 지연’ 의혹이다. 특검팀은 앞서 공수처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지난해 6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가 사표를 거론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압수·통신영장을 결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지난해 1월 처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김선규 전 공수처 수사1부장검사가 “22대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사건 관계자를 소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들이 고의로 채상병 사건 수사에 훼방을 놓으려 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법은 ‘공수처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과 관련된 불법행위’를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2일 송 전 부장검사와 김 전 부장검사를 각각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와 관련한 사건들도 수사 중이다.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해병대 수사 외압 건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송 전 부장검사는 변호사 시절이던 2021년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그를 변호했다. 그런데도 공수처 재직 당시 공수처가 채상병 수사에 착수하고도 1년 동안 직무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고, 국회에서 이를 “몰랐다”고 설명하면서 위증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송 전 부장검사가 당시 공수처 차장직을 대행했던 만큼 그가 이 전 대표 연루 사실을 몰랐을 수 없다고 봤다.
송창진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가 29일 서초동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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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 위증 혐의 사건을 맡은 공수처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도 의심한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박석일 전 공수처 부장검사가 사건 접수 이틀 만에 송 전 부장검사가 무죄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 보고서가 이재승 공수처 차장검사와 오 처장에게 차례로 보고된 정황도 포착하고 두 사람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달 15일엔 경기 과천시 공수처 청사를 압수수색하고 이대환·차정현 공수처 부장검사, 이 차장검사 등 현직 공수처 간부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1일에는 오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공수처가 제대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채 송 전 부장검사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특검팀은 오 처장 등이 송 전 부장검사 고발을 접수하고도 약 1년 동안 대검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의심하는데, 그랬다면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대검찰청에 통보해야 한다’는 공수처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오 처장은 지난달 20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정당한 수사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법적 절차로 충분히 해명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특검에 출석하면서도 “정상적인 수사 활동 과정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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