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왕궁 자연환경복원사업 조감도. 익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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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7억 투입, 182만㎡ 규모 생태·역사 복원 본격 추진···“역사·환경 치유 전환점”
전북 익산 왕궁 자연환경복원사업이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익산시는 3일 “오랜 세월 생태 훼손과 지역 갈등의 상징이었던 익산 왕궁 일대가 생태적·사회적 치유 공간으로 거듭날 전환점을 맞았다”고 밝혔다.
총 2437억원(국비 1691억원 포함)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예타를 통과하면 2027년 착공해 2033년까지 추진된다. 사업 대상지는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 일원 182만㎡로 축구장 255개 규모다.
왕궁면 일대는 한센인 격리정책과 축산업 집중으로 심각한 환경 훼손을 겪은 지역이다. 1948년 정부가 한센인을 강제로 이주 시켜 만든 정착지로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축산업에 의존했다. 그러나 악취와 폐수, 토양오염이 누적돼 전국적인 환경 취약지로 남았다.
정부는 2010년 ‘왕궁환경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2011년부터 축사 매입에 착수했다. 12년 만인 2023년 단지 내 1042개 축사를 매입했다. 남은 2곳도 매각 의사를 밝혔다. 악취와 오염원 제거를 위한 긴 과정이 끝나면서 이제는 ‘복원’ 단계로 나아가게 됐다.
왕궁 자연환경복원사업은 크게 두 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는 훼손된 생태계를 본래의 건강한 구조로 되돌리는 ‘자연 복원’이다. 고속도로로 단절된 생태 축을 복원해 야생동물 이동로를 잇고 파편화된 숲을 연결하는 생태숲을 조성한다.
자연형 하천 복원과 계단식 논 습지 조성으로 수질 정화 기능을 되살리며 수달·맹꽁이·삵·독수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익산시는 최근 생태조사에서 맹꽁이가 7개 지점에서 집단 서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역이 이미 안정적인 생태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다.
2단계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생태경제 기반 구축’이다. 왕궁 일대를 따라 국가 생태탐방로를 조성하고 복원 과정을 기록·전시하는 ‘왕궁 자연회복 기념관’을 건립한다. 또 국립 자연환경복원센터 유치를 추진하고 주민이 복원과 관리에 직접 참여하도록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수십 년간의 아픔을 간직한 왕궁 지역이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시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대한민국 대표 생태복원사업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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