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강남구 논현초등학교 인근에서 경찰이 교통단속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정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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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서 내리세요."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음주 감지기에서 알코올 성분이 감지된 한 중년 남성 A씨가 경찰 안내에 따라 차에서 내렸다. 경찰은 생수로 입을 헹군 A씨에게 곧장 음주측정기로 추가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면허 취소(혈중알코올농도 0.08% 초과) 수준의 음주운전. 운전자로부터 다섯 발 정도 떨어진 기자에게 술 냄새가 진동할 정도였다. A씨는 전날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강남경찰서는 이날 22명 경찰관을 동원해 논현초 앞에서 음주운전 및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위반 단속을 실시했다. 강남에서 음주·약물 운전 사건이 자주 발생함에 따라 등굣길 안전 확보에 나선 것이다.
1시간 동안 13건의 적발이 이뤄졌다. 사례별로는 △음주운전 2건 △안전벨트 미착용 9건 △헬멧 미착용 1건 △반려동물을 안고 운전 1건이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등굣길에서 단속이 벌어지자 신기하다는 듯 쳐다봤다.
현장에선 안전벨트 착용과 적색신호 앞 우선 정지 등을 지키지 않은 운전자가 자주 보였다. 전동 스쿠터를 타던 한 운전자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아 범칙금이 부과됐다. A씨 외 적발된 음주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하 수준으로 측정돼 훈방 조치 됐다.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두 사람에게 모두 대리 기사를 불러 귀가하라고 명령했다.
반려견을 안은 채 운전하던 한 여성은 범칙금이 부과되자 어린이보호구역 앞 횡단보도 인근에서 급가속하기도 했다. 경찰이 다시 한번 계도를 시도하자 '제한속도를 어기지 않았다'며 취재진과 경찰을 향해 항의했다.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차로에서는 꼬리물기 단속이 실시됐다. /사진=최문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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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 교차로에서는 교통경찰 10명이 배치돼 꼬리물기 등 단속이 이어졌다.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이 많아지면서 꼬리물기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현장에서는 꼬리물기 4건과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 3건 등 총 7건 사례가 적발됐다.
한 대형 버스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꼬리물기를 시도하다 교차로 한가운데에서 차량 흐름을 막았다. 경찰이 단속을 위해 버스 운전자를 갓길로 불러세웠다. 경찰은 버스 운전자와 차주가 동일인인지 확인한 뒤 운전자에게 범칙금 5만원을 부과했다.
꼬리물기로 적발돼도 계도로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병원에 가던 한 운전자는 신호가 바뀔 때 신호등이 차량 위에 있어 보이지 않았다며 항변했다. 이에 경찰은 안전 운전을 당부하며 계도 후 차량을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계도만 하기도 한다. 붙잡고 단속하면 도로 통행이 더 막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부터 꼬리물기·끼어들기 등 위반행위에 대해 '속 시원한 교통단속'을 실시한다. 서울청에 따르면 이날 하루 단속 및 계도는 총 252회 이뤄졌다. 끼어들기가 132건으로 가장 빈번히 발생했고 꼬리물기(94건)가 뒤를 이었다. 스쿨존 음주운전은 3건(면허취소 1건·면허정지 2건) 단속됐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이정우 기자 vanilla@mt.co.kr 최문혁 기자 cmh621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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