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제한·3단계 DSR 규제…카드론 잔액 '뚝'
부실채권 상·매각 더해 '소비쿠폰' 효과도
올 3분기 주요 카드사 연체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카드론 심사 등이 까다로워지며 잔액이 줄고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일부 카드사는 분기마다 부실채권 상·매각을 단행해 건전성을 방어했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일시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실적이 공개된 6개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3분기 연체율은 1.32%(평균)로 전 분기(1.42%)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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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개선세…현대·삼성 0%대 유지
현대카드는 올 3분기 연체율이 0.79%를 기록하며 업계 최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도 3분기 연체율이 0.93%으로, 0%대 연체율을 유지했다. 신한카드(1.50→1.37%), KB국민카드(1.40→1.21%) 역시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
특히 연체율이 2%에 육박하며 우려를 낳았던 카드사들도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연체율이 2.15%에 달했던 하나카드는 2분기 1.96%, 3분기 1.79%로 상당 수준 개선됐다. 우리카드 역시 1분기 연체율은 1.87%였지만, 3분기 1.79%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카드사 연체율이 2개 분기 연속으로 개선된 것은 카드론 신규 취급 규모를 축소하고 부실 우려 채권을 선제적으로 상각 및 매각하는 등 강도 높은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는데 여기에 카드론을 포함했다. 아울러 7월부터는 모든 가계대출에 1.5%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더해졌다. 문턱 높인 카드론…1년 만에 잔액 최저
카드사들은 연체 위험이 높은 대출 고객을 걸러내고 카드론 취급액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NH농협·BC카드)의 9월 말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전월 말(42조4483억원) 대비 6108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41조6869억원) 이후 최소치다.
현재까지 실적이 공개된 6개 카드사의 규제 이후 카드론 잔액은 7월 34조2639억원에서 8월 34조3126억원으로 다소 증가했지만 9월들어 33조8569억원으로 전월보다 1.33% 감소했다.
카드사들은 분기 말마다 대규모로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하며 장부상 연체율을 관리했다. 이는 재무 건전성 지표를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올 1~3분기 상·매각 규모가 1조2498억원에 달한다. KB국민카드는 1~3분기 1조1542억원의 상·매각을 진행했다.
또 3분기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되면서 카드사 연체율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쿠폰으로 자영업자들의 자금 상황이 나아지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었다는 것이다.
다만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카드론을 줄이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기반이 축소됐고 자금 조달 비용 부담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6개 카드사의 3분기 순이익 합은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한 5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선제적으로 부실채권을 상·매각하고 리스크를 관리해 연체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도 연체율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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