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진정성 갖고 마음 전달될 때까지 최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자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막아서고 있다. 2025.11.6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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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에 있는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시민단체는 “넌 내란범” “장동혁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장 대표는 묵념만 한 뒤 무거운 표정으로 침묵하며 현장을 떠났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의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시민단체 소속 20명가량은 5·18 민주묘지의 ‘민주의 문’ 앞에서 “장동혁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극우 선동 내란 공조 장동혁은 5·18 모욕 말라’ ‘계엄이 시대적 명령? 장동혁 5·18 묘역 참배를 거부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극우 선동 장동혁 물러가라’라고 적힌 피켓을 든 시민, 장 대표의 얼굴에 빨간색으로 X를 표시한 사진을 든 시민 등이 항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시위”라며 시위대를 향해 자제를 당부하는 안내 방송을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이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다 저지당하고 있다. 2025.11.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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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1시 39분경 현장에 도착한 장 대표를 향해 “바퀴벌레 왔다” “바퀴벌레 앞으로 가자” “물러가라” “너는 광주가 아니라 감옥에 가야 해”라고 외치며 장 대표 등 지도부를 둘러쌌다.
시위대의 반응이 점차 격해지면서 장 대표를 향해 달려드는 시민도 있었다. 장 대표가 이동하는 내내 “장동혁은 꺼져라” “내란당 대표가 무슨 낯짝으로 여기를 오느냐” “내란 동조가 어디라고 오느냐” “오월 영령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 “넌 내란범이야” 등의 고성이 이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자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막아서고 있다. 2025.11.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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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 등은 오후 1시 44분경 민주의 문에서 방명록 작성을 생략하고 안으로 진입했다.
장 대표가 진입하자 한 여성이 달려들어 “내란범”이라면서 울부짖었다. 경호대와 경찰이 여성을 제지하자 시민들이 달려들었다. 반대 세력과 지지 세력이 뒤엉켰다. 서로의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양 최고위원이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장 대표는 무표정으로 경호를 받으면서 안쪽까지 들어갔다. 시위대는 장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거나 드러누웠다. 일부는 장 대표의 명의의 근조화환을 훼손했고 팔꿈치로 경찰을 가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자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들이 몸싸움을 하며 막아서고 있다. 2025.11.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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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정문에서 5·18 민주항쟁추모탑까지 200m가 채 안되는 거리를 10분 넘게 이동했다.
장 대표 등 지도부는 오후 1시 50분경 묵념만 한 뒤 다시 버스로 이동했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의 문 앞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추모탑에 참배한 뒤 박관현·윤상원 열사의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었지만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장동혁(오른쪽) 국민의힘 당대표와 양향자 국회의원이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시민들에 의해 참배가 가로막히자 난처해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2025.11.06.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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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돌아가는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침묵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은 “내란수괴 따까리들”이라고 항의하다가 넘어졌다. 양 최고위원이 일으켜 세우자 남성은 다시 항의했고 경찰이 제지했다.
장 대표는 현장 도착 약 16분 만인 오후 1시 55분경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장 대표의 지지자 15명가량은 버스에서 장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반대 세력들도 고성을 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단체는 “장 대표를 물리 쳤다”고 말한 뒤 해산했다.
장동혁(가운데) 국민의힘 당대표와 양향자(왼쪽) 국회의원이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시민들에 의해 참배가 가로막히자 제단 옆에서 10초간 묵념하며 참배를 대신하고 있다. 2025.11.06.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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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장 대표는 광주 북구 서림교회 임동예배당 근처에서 “오늘 5·18 민주화 묘역을 찾아 영령들에게 헌화 묵념으로 예를 갖추려 했지만,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5·18 정신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포함,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호남 월 1회 이상 방문 계획에 대해 “국민의힘은 앞으로 매달 호남을 방문해 지역에 있는 분들과 직접 긴밀하게 소통할 것”이라며 “지역민들이 당면한 여러 민생 문제나 지역 현안 문제를 그 누구보다도 먼저 앞장서서 해결하겠다”고 했다.
또 장 대표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이미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국민의힘도 동의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지금 헌법 개정 논의 자체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헌법 개정을 국민의힘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차후에 헌법 개정 논의가 진행된다면 그 부분은 여야 이견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적절한 논의를 거쳐 논의 결과에 따라 헌법 전문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6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참배를 저지하는 광주 시민들이 화환과 명패를 철거고 있다. 2025.11.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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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전 장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늘 광주를 찾을 예정”이라며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스러져 간 오월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머리를 숙이겠다”고 했다.
이어 장 대표는 “이 두 정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두 개의 위대한 기둥”이라며 “오월 정신이 대한민국의 긍지가 되고 역사의 자부심이 되도록 국민의힘은 진심을 다해 호남과 동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오늘 우리의 이 발걸음이 진정한 화합과 국민통합의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진심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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