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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미래 예측도 돈 된다”...월가·빅테크도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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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후드서 10월 35억弗 거래
    구글·코인베이스도 관련 사업
    스포츠 편중·규제는 해결과제


    매일경제

    세계 최대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 메인 화면. 정부 셧다운, 연준 금리 결정, 미국 대선 등 다양한 사회, 정치, 경제 이슈에 대한 베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출처=폴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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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단순한 ‘이색 베팅’으로 치부되던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이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의 주목을 받으며 주류 금융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9일 미국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예측 시장이 ‘실패 불가능한 자산 클래스(viable asset class)’라며 “자본과 사용자, 규제 승인을 바탕으로 주류 금융에 편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내 규제가 완화되고 주요 기업들이 소매 금융에 예측 시장을 통합하면서 시장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월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3분기 예측 시장에서 약 23억달러, 10월 한 달에만 25억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약 3억달러의 수익으로 환산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역시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암호화폐, 토큰화 주식,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예측 시장을 ‘모든 것의 거래소(Everything Exchange)’ 비전의 핵심 축으로 삼고 연내 관련 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번스타인은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의 풍부한 유동성과 방대한 활성 트레이더 기반을 근거로 두 주식 모두 ‘시장수익률 상회’ 등급을 부여하고, 목표주가로 각각 160달러와 510달러를 제시했다.

    빅테크의 움직임도 감지됐다. 구글은 6일 자사 검색 엔진과 구글 파이낸스 플랫폼에 ‘폴리마켓(Polymarket)’과 ‘칼시(Kalshi)’의 예측 시장 데이터를 직접 연동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5년 미국이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인가?”와 같은 자연어 질문에 시장의 실시간 확률과 시계열 차트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다. 구글과 같은 거대 기술 플랫폼이 예측 시장 데이터를 소비자용 제품에 통합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규제 문제로 미국 외 지역에서 운영되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폴리마켓에게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흐름은 비단 빅테크와 가상자산 거래소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는 작년 11월 ‘포캐스트엑스(ForecastEx)’를 출시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회사(트럼프 미디어) 역시 ‘트루스 프리딕트(Truth Predict)’ 출시 계획을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미 인플레이션 수치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부 등을 두고 ‘예·아니오’ 방식의 단순 계약으로 베팅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이를 두고 “시장이 주요 사건의 확률을 결정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주류 투자자가 포트폴리오에 이 정보 신호를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디어의 정치적 양극화와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무분별한 콘텐츠(AI slop) 홍수 속에서 진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는 데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예측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거래량은 여전히 미미하며 대부분 스포츠 관련 베팅에 편중되어 있다. 일부 핵심 업체들은 법률 및 규제 문제를 겪은 이력도 있다. 번스타인은 “유동성은 여전히 부족하고 정치 관련 계약은 규제의 지뢰밭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핵심 인프라는 이미 마련됐으며, 주(州) 규제를 받는 베팅 플랫폼을 넘어선 전체 시장(TAM)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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