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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LP 돌고 커피 향 나는 강북의 쉼터”…우이천 ‘재간정’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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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 감상·독서·카페 한곳에…도심 속 치유공간 ‘재간정’ 개방
    “자연이 경쟁력”…북한산·우이천 잇는 ‘강북형 웰니스 관광’ 추진


    매일경제

    주민들이 우이천 수변활력거점 ‘재간정’에서 엘피(LP)청음을 통해 아날로그 음악 감상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강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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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있다. 우이천변을 따라 걷다 보면, 유리벽 사이로 햇살이 부서지고 LP 음악이 은은히 흐르는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10월 문을 연 강북구 복합문화공간 ‘재간정’이다. 이름처럼 ‘계곡 속 정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곳은 강북구가 내세운 비전, ‘자연이 곧 힘이 되는 도시’를 상징하는 첫 현장이다.

    지난 6일 강북구는 이곳 재간정에서 서울시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강북형 웰니스 관광’의 비전과 추진 현황을 공개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강북형 웰니스의 비전은 관광을 넘어 ‘삶 속의 웰니스’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북한산, 우이천, 북서울꿈의숲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일상 속에서 치유와 회복의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우이천 따라 열린 복합문화공간, ‘쉬어가는 강북의 거점’
    재간정은 우이천 수변활력거점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와 강북구가 협력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곡선을 살린 건물 외형이 천의 흐름을 따라 유려하게 이어지고, 통유리창 너머로 물빛이 반짝인다. 내부는 원목 인테리어와 따뜻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어, 도심 속에서도 산책길의 여유를 그대로 이어간다.

    공간은 중앙의 카운터를 중심으로 LP 감상존과 독서존으로 나뉜다. 왼편에는 턴테이블 6대와 250장의 LP판이 놓여 있고, 방문객들은 헤드셋을 착용한 채 재즈·클래식·포크 등 다양한 음악을 직접 골라 들을 수 있다. 블랙핑크 ‘로제’ 등 최신 가수부터 이문세, 머라이어 캐리처럼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가수의 LP판이 있다. 바늘이 떨어지는 순간의 ‘지직’ 소리와 함께, 공간은 잠시 멈춘 듯 고요해진다.

    오른편 독서공간에는 1100여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그중 700권이 만화책으로, ‘드래곤볼’ 등 인기작이 눈에 띈다. 계단형 좌석에 앉아 책장을 넘기면 통유리창 밖으로 우이천의 바람과 햇살이 그대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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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구 우이천 ‘재간정’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구마와 ‘강북빵’.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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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크아웃은 없습니다”… 지역과 상생하는 카페
    재간정의 카페 메뉴에는 강북의 색깔이 진하게 배어 있다. 우호도시 보성의 녹차, 고성의 생강, 강북 스마트팜의 애플민트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가 제공된다. 대표 메뉴는 ‘보성녹차빙수’와 ‘강북빵’, 겨울 시즌엔 ‘군고구마’가 인기다.

    운영 원칙도 눈길을 끈다. 인근 상권과의 공존을 위해 테이크아웃은 불가하고,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300원 할인된다. 강북구민은 10%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머무는 공간으로 남기 위해, 그리고 지역경제가 함께 순환하기 위해서”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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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우이천 수변활력거점 재간정에서 강북형 웰니스 관광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이순희 강북구청장. <강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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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형 웰니스, “관광에서 삶으로 확장”
    강북구는 올해 4월 ‘강북형 북한산 웰니스 관광 활성화 계획(2025~2030)’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 따라 구는 북한산 인근에 ‘웰니스 앵커시설’을 조성해 산림치유·체험·교육 프로그램의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한 지난 9~10월에는 주민 체감형 웰니스 프로그램 ‘북한산 속 숨은 소리 찾기’, ‘내 안의 숨은 색 찾기’ 등을 15회 시범 운영했고, 170여명이 참여해 호응을 얻었다. 내년에는 웰니스 산업 생태계를 본격화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강북형 웰니스 관광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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