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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경기 둔화 직격탄에 … 연말 수입차 할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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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에 미국발 자동차 관세 폭탄이 겹치면서 수입차 시장이 급속히 식고 있다. 1년여 전 호황기에 발주됐던 차량이 지금 쏟아지며 공급 과잉이 벌어진 탓이다. 신년을 앞두고 각 브랜드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대대적 할인 경쟁에 나서며 가격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수입차 시세가 여느 때보다 떨어지고 있다. 수입차 판매자들은 통상 완성차가 한국에 들어오기 1년~1년6개월 전 본국에 발주를 넣는다. 발주 시점이던 지난해 초·중반 이후 경기 둔화세가 지속됐고 그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집권으로 인한 관세정책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

    신차는 브랜드별 할인율이 각각 제공돼 평균적 가격 통계는 공개되지 않지만 중고차 시세 흐름을 통해 신차 가격 내림세 역시 추정할 수 있다. 통상 신차와 중고차 가격은 같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받아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 따르면 11월 수입차 평균 시세는 10월 대비 1.21% 하락했다. 특히 볼보 XC90 2세대 B6 인스크립션은 4.82% 떨어졌고,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등 인기 모델도 각각 1% 이상 하락했다.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도 감소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0월 신규 수입차 등록 대수는 2만4064대로 9월(3만2834대) 대비 26.7% 줄었다.

    연식이 바뀌면 신모델이 출시되는 만큼 차량 재고를 장기간 보유하기 어려운 업종 특성도 수입차 할인을 부추기고 있다. 무이자 금융, 보증 연장 등 프로모션도 제각각이다. 다만 수입차 판매자들이 최근 신규 발주를 줄이고 있어 내년 중반 이후엔 공급이 다시 꺾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말 할인 경쟁이 지나면 오히려 수입차 가격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 보통 신차 대기 수요가 늘어나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으면 지금이 최적기"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이달 대대적인 할인 프로그램으로 맞불을 놨다. 현대차는 11월 한 달간 쏘나타와 투싼 최대 100만원, 그랜저와 싼타페 최대 200만원, 아이오닉9 최대 500만원을 할인해주는 행사에 들어간다. 한국GM 쉐보레는 11월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전 차종에 맞춤형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6년형 모델 구매 고객에게 3.5~4%의 초저금리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KG모빌리티는 16일까지 주요 차종 700대 한정으로 최대 10% 할인 또는 48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르노코리아는 16일까지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그랑콜레오스에 특별 지원금 30만원 등 구매 혜택을 부여한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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