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총리 첫 공식 언급
중국과 관계 악영향 우려
중국과 관계 악영향 우려
국회에서 질의에 답변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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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직 총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만 유사시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9일 일본 현지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의 지난 7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밝힌 집단 자위권 관련 발언을 집중 보도했다.
이날 오카다 가쓰야 입헌민주당 의원이 “대만 유사시와 관련해 어떤 경우에 존립위기 사태가 되는가”의 질문에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해 전함이 해상을 봉쇄하고, 미국이 지원에 들어갔는데 이를 막기 위한 무력 행사가 발생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민간의 배가 지나가기 어려운 것은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하지 않겠지만, 전쟁 상황에서 해상이 봉쇄되고 드론이 날아다닌다면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실제로 발생한 사태의 개별적, 구체적 상황에 따라 정부가 모든 정보를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립위기 사태’는 2015년 통과된 안보 관련법에서 새로 생긴 개념이다. 일본이 직접 공격을 받았을 경우의 ‘무력 공격 사태’와 달리 일본이 직접 공격을 받지 않은 경우를 가정한다.
집적 공격을 받지 않더라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나 지역이 공격받아 일본이 위기에 처하고, 일본 국민의 생명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법률상 존립위기 사태로 인정된다. 이때는 집단 자위권을 한정적으로 행사해 총리가 자위대에 출동을 명령할 수 있다.
항공 훈련을 준비하는 일본 자위대 [방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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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역대 정권도 대만 유사시에 자위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검토해왔지만 물밑에서 논의하는 데 그쳤고 국회와 같은 공개석상에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언급하는 데는 신중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경우 재임 당시였던 지난해 2월 대만 유사시가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정보를 종합해 판단해야 하므로 일률적으로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의 집단 자위권을 허용하는 안전보장 관련법이 통과됐던 2015년에도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존립위기 사태의 예로 중동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전 총리가 퇴임 이후 ‘대만 유사시는 존립위기 사태’라는 취지로 언급한 적이 있지만 현직 총리의 국회 답변은 정부 공식 견해가 되므로 무게감이 다르다”며 “다카이치 총리 발언이 향후 중일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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