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윤석열 "임성근 처벌 언급한 적 없어"... 특검 조사서 'VIP 격노' 부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尹, 채상병 특검 피의자 조사 첫 출석 항변
    이종섭과 내선 통화도 "임성근 얘기 안해"
    구명로비 의혹에도 "그런 관계 아냐" 부인


    한국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채상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 조사에 출석해 순직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출발점인 'VIP 격노'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사고 재발 방지 등 원론적 수준의 당부를 했을 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등 구체적 지시를 한 적은 없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대통령실 내선 전화(02-800-7070) 통화에 대해서도 이 같은 취지의 설명이 있었을 뿐 수사외압은 없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 배보윤 변호사는 이날 오후 7시 30분쯤 특검팀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을 나서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팀은 출범 133일 만인 이날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오전 10시 20분 시작된 특검팀 조사는 9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앞서 채상병 특검팀 소환 요구에 두 차례 불응한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다른 주요 피의자들과 달리 출석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조사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예외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 출석 때와 달리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 발언했다. 배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사단장 처벌 이런 말씀은 하신 게 전혀 아니고, 어떤 부분 처벌이 잘못됐다, 어떤 내용을 잘못했다 등 구체적인 지시를 하신 것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안보비서관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포함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질책했다는 'VIP 격노'를 부인한 셈이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 회의 참석자들이 특검 조사에서 내놓은 'VIP 격노 인정' 진술들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회의 직후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에 대해서도 "채 상병 순직 사고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와 별개로 군 조사로 사건 진상이나 경위를 파악하고 필요하면 책임자 문책도 하라며 원칙적, 일반적 수준의 말을 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구명로비 의혹 '키맨'으로 꼽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목사)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런 (친밀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혐의(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 관련)에 대한 조사는 추가 일정을 잡아 진행하기로 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