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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장바구니 물가' 불만에… 美, 중남미 4개국 농산물·의류 관세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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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나나·커피·카카오 등 포함될 듯
    "2주 내로 구체적인 틀에 합의"
    NYT "특정 품목 전체 면세 검토 中"


    한국일보

    수확된 바나나의 모습. 로이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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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중남미 4개국에서 수입하는 바나나·커피 등 농산물과 의류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미국 내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쇠고기나 감귤류 등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는 상호관세 합의와 상관없이 광범위한 관세 면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물가로 인한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관세'라는 핵심 무역 정책을 포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美서 재배 불가능 수출품 관세 철폐"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에콰도르·아르헨티나·엘살바도르·과테말라와 각각 '상호무역협정 프레임워크'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들 국가의 대미 수출품 가운데 "미국 내에서 충분한 양으로 재배·채굴 또는 자연 생산이 불가능한 '특정 적격 수출품'에 대해서 상호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관세 면제 대상 품목에 바나나와 커피, 카카오 등 미국 내에서 직접 재배되지 않는 열대성 작물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었던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는 FTA의 적용 대상이었던 섬유와 의류 제품의 상호관세도 철폐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남미 4개국 정부는 향후 2주 내로 합의 내용을 구체화해 연말까지 협정을 체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대작물 가격 상승이 물가 견인한 탓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를 발표하고 나선 이유는 높은 물가가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열대작물의 가격 인상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커피 가격은 지난 9월 기준 전년 대비 19% 높았다. 물가 상승은 지난 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야당 민주당이 압승한 원인으로도 꼽힌다.

    향후 관세 철폐 품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NYT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쇠고기와 감귤류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를 상호관계와 상관없이 완전 철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관세 철폐는 미국과 상호관세 합의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낙농업계가 반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날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양국이 "쇠고기 무역에 대한 양자 간 시장 접근 조건을 개선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을 시사한 부분인데, 그간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 등 이익단체들은 '생산자에 큰 피해가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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