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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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지난달 정상회담 결과와 부합하는 관세합의 공동 팩트시트를 14일 확정 공개하고 이어 대미투자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팩트시트에는 통상 및 관세 분야에선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고,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로 대미 투자한다는 기존 합의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경주 정상회담 직전까지 양국이 합의에 난항을 겪었던 세부 투자 방식 골자 또한 달라지지 않았다. 조선 분야 1,500억 달러 투자와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 2,000억 달러를 장기 투자하는 내용 모두 팩트시트에 실렸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래 한국 경제를 흔들었던 미국발 관세 충격과 막대한 불확실성 또한 대체로 사라지게 됐다.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국익 손실을 최소화한 협상팀 공이 작지 않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해 관세율 15%가 적용되며, 반도체와 제조 장비, 의약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 특히 대미 투자 이행이 우리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위험성에 양국 모두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 의미 있다. 양해각서에는 조선 분야 투자 수익을 우리 기업이 회수하고 투자사업 선정 시 우리 기업을 우선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미 투자가 적시적소에 이뤄진다면 위기로만 볼 건 아닐 수 있다.
다만 팩트시트 곳곳엔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우리 국익에 영향을 줄 여지가 충분하기에 안심할 수 없다. 비관세 장벽을 거론하며 미국과의 협력을 명시한 부분은 유전자변형작물과 과일류 수입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망사용료,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이 피해 입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에도 '가시'는 숨어 있다. 팩트시트가 선언적이다보니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미측 노력을 구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미가 동의한 팩트시트로 관세합의가 최종 종결된 건 다행이지만 향후 계속될 세부 논의와 조정에 있어 국익 손실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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