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팔레스타인인들의 텐트가 설치되어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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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 해제가 불투명해지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마저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가자지구 전쟁의 2단계 휴전 협정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3은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무장 해제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스라엘의 의견 차이로 양국 간 협상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위한 국제안정화군(ISF) 배치를 생략하고 가자지구 재건을 우선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로 인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의 한 안보 관계자는 “무장 해제 전에는 재건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스라엘 고위 소식통은 “하마스는 전쟁이 끝난 후 세력을 강화해왔으며 지금의 과도기적 상황은 최악”이라고 말했다.
1단계 휴전 이후 이스라엘군 통제 구역에 고립된 일부 하마스 세력은 휴전 협상 이행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가자지구에는 약 200명의 하마스 무장 세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휴전 발효 이후에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군용으로 구축한 가자지구 지하 터널에서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잇따른 충돌에 하마스는 지난 9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요원들과 충돌이 발생하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마스 중앙 조직의 지휘와 통제에서 벗어난 고립된 세력들은 이스라엘군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마스의 공격으로 두 차례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보복이 발생하면서 휴전이 위협받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가자지구 라파에서 이스라엘군 3명이 사망하자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감행해 최소 44명의 팔레스타인이 사망했고, 일주일 후 또 다른 이스라엘 군인이 사망하자 1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충돌 등으로 휴전이 불안정해지자 이스라엘에 협상 이행을 위한 압박을 이어왔다. 한 이스라엘 소식통은 하마스 요원들을 튀르키예 등 제3국으로 추방하는 방안도 이스라엘이 고려한 바 있다고 CNN에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는 조만간 하마스의 휴전 협상 대표인 칼릴 알하야를 만날 계획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국이 직접 하마스와의 소통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한편 전후 가자지구의 통치를 이끌 세력으로 꼽히는 PA의 지지 기반이 약한 것도 휴전 협상 이행의 걸림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르면 과도 통치기구인 평화위원회가 PA에 가자지구의 통치권을 이양하게 된다.
하지만 PA가 과거 이스라엘에 하마스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단속에 협력한 전력이 있어 팔레스타인인들의 여론은 좋지 않다. AP통신은 “많은 팔레스타인인에게 PA는 이스라엘의 하청업체로 여겨지고 있다”고 짚었다. 팔레스타인 여론조사기관 인민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1200명 중 80%는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의 사임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 트럼프 행정부 내서도 가자 평화에 ‘물음표’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22117025#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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