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단속하며 치안 안정 앞장서자…지지도 51%로 반등
무장해제 실행 미지수…"혼란 일으킨 당사자" 비판여론도 여전
가자지구 |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가자지구 휴전 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복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가자지구 휴전이 시작된 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지역에서 경찰 역할을 자처하며 치안 안정에 앞장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범죄와 약탈이 줄어들면서 현지 주민들은 하마스의 활동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가자시티의 사업가 하짐 스루르(22)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도둑질과 폭력 행위, 무법 상태로 치안이 붕괴했다"며 "하마스 말고는 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가자지구의) 치안을 원한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그들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하마스 지지도의 반등세가 뚜렷했다.
서안지구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 정책·여론조사 센터가 지난 달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의 51%가 전쟁 동안 하마스가 거둔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에 기록한 43%보다 8%포인트, 약 1년 전의 39%보다 12%포인트 각각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우호적 여론은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배제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당초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인질·수감자 교환으로 휴전 첫 단추를 끼운 뒤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의 추가 철군 등 휴전 2단계를 이행하기로 돼 있다.
또한 궁극적으로 하마스는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그 어떤 역할도 맡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하마스에 대한 가자지구 주민들의 지지도가 높아질 경우, 하마스의 무장 해제는 물론이고 가자지구 통치에서 하마스를 배제하는 일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자지구 주민 에브라힘 마키드(47)는 WSJ에 하마스가 치안을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표류하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며 하마스가 무기를 보유해 이스라엘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에 대한 비판 여론도 여전히 비등하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운영하는 정당이자 하마스의 라이벌인 파타를 지지하는 운동가 모하마드 브루노(33)는 "이 혼란을 일으킨 건 하마스"라며 "그들의 입장에선 이를 치안 유지라고 부르지만, 진정한 치안은 잔혹함으로 달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WSJ은 "많은 가자지구 주민이 하마스가 권력을 내려놓길 바라지만, 이들의 범죄 소탕은 여전히 환영한다"며 "하마스의 지지도 상승 때문에 이들을 무장 해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어려워진다"고 짚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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