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사법기관 하루 만에 집중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국가안전보위기관 창립 80주년을 맞아 국가보위성을 축하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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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보위성과 사회안전성, 최고재판소 및 최고검찰소를 단 하루 만에 훑어가며 체제 보위 역할을 강조했다. 우리로 치면 대통령이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사법기관들을 하루 만에 방문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노동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불만 여론 확산 등을 의식한 통제 강화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 위원장이 전날 이들 기관의 창립 80주년을 맞아 축하 방문을 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보위성에서 리창대 국가보위상의 영접을 받은 뒤 축하문을 전달하고 “애국충성의 길을 억척같이 걷고 있는 보위 전사들에게 뜨거운 전투적 인사를 보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국가보위성은 이날 통신에서도 “주권과 사회의 정치적 안정을 고수하고 굳건히 담보하는 사회주의 제도와 인민보위의 강력한 보루”라고 표현할 정도로, 사찰을 통해 체제에 대한 위협 요소를 색출·제거하는 북한의 핵심 권력기관으로 꼽힌다. 우리로 치면 국정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체제 내부에 속속들이 자리 잡은 감시망을 통해 주민의 사상적 동향을 감시하고 ‘반혁명분자’를 색출하는 등 주민통제 역할까지 해 북한 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꼽힌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한국의 경찰 격으로 치안 유지 업무를 하는 사회안전성도 찾아 “사회안전군은 공화국의 2대 핵심 무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를 수호하고 인민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전력하는 당과 정부의 활동을 법과 무장으로써 담보하는 것은 공화국 사회안전기관의 중대한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또 사법기관인 최고재판소와 최고검찰소에서는 당 사상을 철저히 구현해 사회주의 법률제도를 더욱 강화할 거란 기대를 표했다.
북한 체제 보위와 사회 감시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이들 기관을 김 위원장이 잇따라 방문하고 격려하며 힘을 실어준 것은 주민 통제 고삐를 더욱 죄겠다는 간접적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김 위원장의 공안·사법기관 ‘몰아치기’ 방문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표면적으론 ‘정주년(5·10년 단위 해)’을 맞은 방문이지만, 다음 달 노동당 전원회의에 이어 내년 9차 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충성도를 강조하고 체제 사회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봤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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