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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NASA 예산 삭감 탓 유럽 과학계에 분 삭풍…이달 말 중대 예산회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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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멘에서 오는 26·27일 예산 논의

    첨단 우주장비 개발서 NASA 역할 대체

    경향신문

    2028년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할 예정인 화성 무인 탐사차량 ‘로절린드 프랭클린’ 상상도. E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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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연방정부 예산 삭감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 재정 여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유럽우주국(ESA)에 비상이 걸렸다. NASA와 협력해 개발하기로 했던 고가의 우주 탐사 장비가 물 건너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달 말 ESA는 예산 회의를 열고 유럽 국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미국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18일(현지시간) 유럽 과학계에 따르면 ESA는 오는 26일과 27일 독일 브레멘에서 향후 3년간 운영할 예산을 결정짓는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는 ESA 소속 23개국 대표단이 참여한다.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는 NASA 예산 축소로 인한 대책 마련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NASA 예산을 올해보다 24% 줄인 188억달러(약 27조5200억원)로 책정했다. 현재 이 예산은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이다. 논의 결과 원안보다 다소 증액될 가능성이 있지만, 연방정부 예산 절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매우 강한 것이 문제다. 미국 과학계에서는 NASA 예산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일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NASA 예산 축소가 ESA에 미치는 영향이다. 양 기관이 진행 중인 협력 연구 때문이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ESA는 NASA와 함께 수행하기로 했던 우주 장비 개발 사업에서 20억달러(약 2조9200억원)가 모자를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사업은 ‘중력파 관측기(LISA)’ 제작이다. 2035년 임무를 시작할 LISA는 무인 우주선 3대를 240만㎞ 간격을 유지하는 삼각 대형으로 띄우고 중력파를 관측하는 것이 핵심이다. LISA에 들어가는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 상당의 첨단 장비를 ESA는 NASA에 의존한다. ESA는 LISA에 19억달러(약 2조7800억원)를 낼 예정인데, 유럽의 책임을 더 늘리기 위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SA의 화성 무인 탐사차량 ‘로절린드 프랭클린’도 NASA 예산 삭감의 직격탄을 맞을 대상이다. 2028년 지구에서 발사될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화성 표면을 굴러다닐 예정인데, 땅속 2m까지 파 내려가는 드릴을 장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하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생물 흔적을 찾으려는 것이다. NASA는 로절린드 프랭클린에 3억7500만달러(약 5400억원)의 첨단 장비를 제공한다.

    ESA는 금성 탐사 등에서도 앞으로 NASA의 폭넓은 역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관련 관측 장비 개발에서 유럽의 역할을 늘릴 계획이다. ESA 회원국 주머니에서 앞으로 더 많은 돈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E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ESA는 유럽 우주 생태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오는 26일과 27일 ESA 회원국들은 우주와 관련한 유럽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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