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0일 “강백호와 4년 최대 10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는 시즌 종료 후부터 공격력 보강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움직여 왔고, 좌타 장타력을 갖춘 강백호는 한화가 원하는 퍼즐 조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강백호의 한화행 가능성은 당초 그리 높게 평가되지 않았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강백호는 글로벌 에이전시 파라곤 스포츠와 계약해 윈터미팅 기간 중 MLB 구단들 앞에서 공개 훈련을 펼칠 계획까지 잡아두고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2차 드래프트 직후 상황을 정리한 뒤 예상을 깨고 직접 영입전에 뛰어들었고, 강백호는 20일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 일정을 취소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화는 19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 없이 선수 4명을 타 구단에 보내 양도금 11억원을 확보했고, 안치홍과 이태양 두 고액 연봉자가 각각 키움과 KIA로 떠나면서 샐러리캡에도 여유가 생겼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은 손아섭까지 포함하면 지명타자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강백호를 기용할 수 있는 조건도 자연스럽게 마련됐다. 한화는 곧바로 강백호 측에 접촉했고 세 자릿수 금액을 제시해 협상을 급물살로 몰았다.
강백호는 2018년 KT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뒤 데뷔 첫해 29홈런을 기록했다. 8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03, 136홈런, OPS 0.876을 기록해 이미 리그 정상급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2021년엔 타율 0.347로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도 이끌었다. 다만 최근 2년간 부진과 부상으로 기복을 보였다.
강백호의 원소속 구단인 KT 역시 간판스타를 붙잡기 위해 적극 협상에 나섰다. KT는 시즌 종료 직후부터 강백호와 3~4차례 직접 만나고 수차례 통화로 접촉해 비FA 다년 계약과 FA 협상 두 가지 카드를 모두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제시 금액도 한화와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지만 100억원을 넘기진 않았다. 대신 KT는 FA 대상자 중 A등급으로 분류된 강백호의 이적으로 한화로부터 보상선수(보호선수 20인 외 1명)와 함께 전년도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받거나, 전년도 연봉 300%를 보상받을 수 있다. 강백호의 연봉은 7억원이었다.
강백호는 “가치를 인정해 준 한화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미 좋은 성적을 낸 팀에 온 만큼 더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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