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에서 전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이들의 가족이 슬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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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지난달 10일 발효된 가자지구 휴전협정에서 설정한 ‘휴전선’을 넘어 가자지구를 향해 진격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승인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이틀 만에 가자지구 전역에 공습을 가하고 합의된 군사철수선을 넘어 진격하면서 휴전 파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가자지구와의 접경지 인근에서 전차 위에 서 있다. 이날 공습으로 1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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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휴전선’ 넘어 진격…“노골적 휴전 위반”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와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20일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10일 발효된 휴전협정에서 설정된 이스라엘군 군사철수선인 ‘황색선’(Yellow Line)을 넘어 서쪽으로 진격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300m 가까이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협정에 따라 황색선 너머의 가자지구 영토 약 53%를 통제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동쪽의 슈자예아 지역 깊숙이 진입해 새로운 경계선을 표시하기 위해 노란색 블록을 설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군사철수선을 넘어 진입하면서 주민들은 집을 떠나 대피에 나섰으며, 이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 봐 우려하고 있다.
가자지구 정보국은 “이스라엘군이 노골적으로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현장을 바꾸기 위한 계획된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색선’ 표식이 조금만 바뀌어도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가 초래된다. 주민들은 내일 아침이 되면 자신들의 집이 통제선 너머로 밀려날까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군사철수선 변경이 휴전 합의와 어긋난다며 중재국들에게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군사철수선 변경 사실을 부인했다.
한 팔레스타인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과 군사철수선 변경이 “휴전합의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군 통제구역을 강화·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하레츠에 말했다.
하레츠는 이스라엘군의 군사철수선 변경이 주민들의 이주를 초래하고, 휴전 당사자간의 신뢰를 약화시켜 휴전합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한 주민이 전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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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평화구상’ 유엔 승인 이틀 만에···가자지구 공격으로 최소 33명 사망
지난달 10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과 카타르 등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다.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지지하는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받아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국제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이스라엘은 휴전합의 위반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에 공습을 가해 최소 33명이 숨지고 88명이 부상당했다. 이는 휴전 발효 이후 가해진 세 번째 대규모 공격으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시설과 피란민 텐트 수천동이 있는 알마와시 지역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알마와시는 이스라엘이 가자 북·중부 주민들이 대피하도록 인도주의 지역으로 정한 곳이다. 피난민 대피시설로 사용되고 있는 알아우다 학교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을 표적으로 삼은 무장세력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뤄졌으며, 하마스 목표물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군의 휴전 위반이 400회에 달하며, 팔레스타인인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레츠는 이스라엘군의 반복되는 공습, 사상자의 증가, 이스라엘의 군사철수선 변경 등으로 휴전의 취약성이 드러났으며, 이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식통은 “가자지구의 현실은 레바논과 서안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을 합한 것과 같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격하고, 철수에 대한 의지는 없다”며 “휴전이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휴전을 위반한 조치라고 비난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스라엘 점령군의 잔혹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군사 작전 확대와 민간 인프라 피해는 휴전협정의 지속적 이행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 ‘평화구상’ 유엔 통과 이틀 만에…이스라엘, 가자 전역 공습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202120005
☞ 안보리 ‘가자 평화구상’ 채택…“트럼프 외교적 승리”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182057005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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