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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어플라이드 “AI 확산, 반도체·컴퓨팅·전력 패러다임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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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

    선딥 바지카르 어플라이드 기업 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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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다. 챗GPT 등 생성형 AI에서 촉발된 AI 혁신은 이제 세계로 확산 중이다. 우리 삶을 뒤바꾸는 핵심 기술로 급부상했다.

    AI 저변이 넓어지면서 인프라 투자도 거세다. 주요 AI 서비스 기업들은 근원이 되는 AI 반도체 칩부터 메모리, 서버, 데이터센터까지 경쟁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이제는 AI 투자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커다란 흐름이 됐다.

    문제는 AI를 움직이는 동력, 즉 에너지다. AI를 구현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에너지와 A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량은 415테라와트시(TWh) 수준이다. 5년 뒤에는 두배 이상(945TWh) 늘어날 예정이다. 일본의 한해 전력 소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IEA는 “에너지 없이는 AI가 없다”고 했다.

    결국 AI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AI 시대에 대응하기 어려워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이하 어플라이드)가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을 주창하는 이유다.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에너지 생태계 전반을 바꾸자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선딥 바지카르 어플라이드 기업 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기본 요소인 반도체부터 전력 공급망까지 AI의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 전략을 들었다.

    바지카르 부사장은 어플라이드에서 기업 성장, 전략적 우선 순위, 핵심 이니셔티브 및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이끌고 있다. 그의 아이디어는 AI와 IoT·통신·오토모티브·전력·센서(ICAPS), 이종집적, 넷 제로(Net Zero)와 관련된 어플라이드 전략의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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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최근 발간한 'AI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풍부한 에너지' 백서에서 전력망 탈탄소화(A),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B), 반도체의 새로운 수익화 기회(C) 등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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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AI 전력 문제는 어느 수준까지 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어플라이드 분석에 따르면, AI 구현을 위한 데이터센터(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세계 전력 사용량의 약 2%를 차지한다. 2030년에는 12%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다. 여러 외부 기관의 예측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본다. 이 증가세는 지난 4년간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컴퓨팅 요구량이 약 1만배 이상 급증한 것과 밀접히 관련됐다.

    AI로 인한 전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이른바 '에너지 크런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공산이 크다. 전력 부족으로 AI 개발과 활용이 일정 기간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르면 2030년부터 이같은 현상이 가시화될 수 있다.

    -전력 문제의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우선 공급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를 위한 전력망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 에너지원을 활용하면서 점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석유와 가스를 병행하되 원자력, 수력, 지열, 태양광, 풍력으로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발전 설비 확대 △송전 인프라 현대화 △스마트 배전 구축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통합 추진해야 한다. 원자력, 태양광, 풍력 발전 확대와 함께 송전선, 변전소, 제어 시스템 업그레이드, AI 기반 부하 관리 시스템이 도입돼야한다.

    -친환경 에너지 공급 환경과 제도는 국가 별로 상이하다.

    ▲국가와 지역마다 전력망의 친환경 에너지 비율이 다르다. 예를 들어 미국과 프랑스는 전체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비슷하다. 그러나 미국 국가 탄소 배출 계수(전력 1kWh 생산 시 발생하는 직접 탄소 배출량)가 훨씬 높다. 프랑스는 전력 대부분을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하는 반면 미국은 여전히 상당량을 석탄과 천연가스에서 공급받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전력이 풍부한 지역에 전략적으로 입지해야 한다. 탄소 규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오라클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최근 원자력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다. 반도체 제조 공장(팹)도 마찬가지다.

    -어플라이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어플라이드의 에너지 전략은 무엇인가.

    ▲어플라이드는 전력망 탈 탄소화 가속, 고객과 혁신 협력, 친환경 제품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에너지 효율 향상, 공급망 온실가스 감축 지원 등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2030년까지 세계 사업장에서 100% 재생 전력을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4 회계연도 기준 재생 전력 비중은 세계적으로 73%에 달한다. 전년 대비 70% 상승한 수치다.

    또 시안·싱가포르·타이난 사업장에 신규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량을 전년 대비 48% 확대했다. 또 풍력·지열·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옵션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며 글로벌 차원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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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딥 바지카르 어플라이드 기업 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


    -반도체는 AI 인프라의 기본 요소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에너지 효율이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칩 구조가 더욱 복잡해면서 성능 향상과 전력 효율 개선을 위한 혁신이 필요해졌다. 어플라이드가 집중하는 분야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예로 들어보자.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는 핀펫 이후 첨단 로직 반도체 기술의 주요 진화 단계로 평가된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은 초기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상용화 시 핀펫 대비 약 25~30% 수준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

    후면전력공급(BSPDN)도 마찬가지다. 전력 공급 경로를 혁신하는 차세대 기술로 반도체 트랜지스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어플라이드는 통합 재료 시스템(IMS)을 통해 이러한 공정 구현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나노미터 단위의 특수 소재를 정밀하게 증착하고 결합하는 장비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반도체 개발을 뒷받침하고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로 전환을 가속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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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베시가 협업한 첫 성과물인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키넥스 본딩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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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 효율적 반도체 제조는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첨단 고성능 컴퓨팅(HPC) 칩은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활용한다. 여러 개 칩렛(chiplet)을 하나의 정교한 시스템으로 결합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핵심 기술이 하이브리드 본딩이다. 구리와 구리(Cu-to-Cu) 직접 접합 방식을 사용하는 새로운 적층 기술이다. 전체 성능과 전력 효율, 비용 측면에서 큰 개선 효과를 제공한다.

    어플라이드는 첨단 로직과 메모리 칩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하기 위해 네덜란드 장비 기업 베시와 협력했다. 업계 최초 통합 다이 투 웨이퍼(Die to Wafer) 하이브리드 본더 '키넥트(Kinex) 본딩 시스템'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시스템은 어플라이드 전(前) 공정 웨이퍼 및 칩 공정 전문성과 베시의 정밀 다이 배치, 상호연결 및 조립 기술을 결합, 높은 본딩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구현한다. 모든 핵심 하이브리드 본딩 단계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수행해 기존 대비 생산 효율성과 공정 일관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어플라이드는 AI를 통해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 구현하는 기술도 집중하고 있다. 어떤 사례가 있는가.

    ▲어플라이드 '액셔너블 인사이트 액셀러레이터(AIx) 플랫폼'을 꼽을 수 있다. 반도체 칩 제조는 수백 수천개의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진다. 각 단계마다 수백개의 장비 매개 변수로 구성된 레시피가 필요하다.

    AIx는 엔지니어가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웨이퍼 및 개별 칩을 수백만회 계측한다. 이를 통해 수천개의 공정 변수를 최적화한다. 반도체 전력·성능·크기·비용·시장출시기간(PPACt)을 개선하도록 지원한다.

    AIx는 에너지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모델로 가상 실험을 수행, 반도체 칩 제조사는 반도체 팹의 탄소 발자국과 자원 소비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절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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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딥 바지카르 어플라이드 기업 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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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AI를 위한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 로드맵은 무엇인가.

    ▲어플라이드는 AI를 위한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 구현을 위해 글로벌 차원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략 핵심은 재료 공학 혁신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구현, 고객과 긴밀한 협력에 따른 공정 최적화, 산업 생태계 전반의 탄소 배출 감축 등이다.

    특히 GAA 트랜지스터, BSPDN,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PIC 플랫폼으로 혁신 주기를 단축하고 연구개발과 제조 간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AI 시대에 요구되는 고성능·고효율 반도체 구현을 지원한다.

    어플라이드코리아는 이같은 전략을 추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시장의 필요와 특성에 맞게 어플라이드 재료 공학 혁신과 공정 최적화를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고객사 기술 로드맵과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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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계 최대 규모 첨단 반도체 공정 및 제조 장비 연구개발(R&D) 협업 시설 'EPIC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 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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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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