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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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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주도 ‘1인1표제’ 당 안팎 반발에 최종 처리시점 연기···‘대표의 자기정치’ 해석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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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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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의 가치를 동등하게 바꾸는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안의 최종 처리 시점이 당 안팎의 반발로 일주일 연기됐다. 대표 취임 후 전광석화처럼 빠른 개혁을 강조하다 번번이 당내 반발을 사 온 정 대표가 내부 개혁 작업에도 공개 비판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당헌·당규 개정 작업이 정 대표의 대표직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는 만큼 해당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기 전까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1인1표제 개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개정안 확정을 위한 최종 관문인 중앙위원회 개최는 당초 28일에서 다음달 5일로 연기했다. 당무위는 오후 추가 회의를 열고 다음달 5일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중앙위를 열고, 개정안에 대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는 안을 의결했다.

    중앙위가 연기된 것은 1인1표제 부작용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1표 원칙에 대한 찬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과 민주성 확보, 과소대표되는 취약 지역에 대한 우려”라며 “더구나 ‘왜 대통령 순방 중에 이렇게 이의가 많은 안건을 밀어붙이느냐. 당원들을 분열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정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친이재명(친명) 외곽 조직인 더민주경남·부산혁신회의도 각각 논평을 통해 1인1표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경남혁신회의는 “영남 지역은 당원 수와 조직 기반 면에서 수도권, 호남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라며 “1인1표제를 전면 도입할 경우,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남 지역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가 매우 좁아진다”고 밝혔다. 부산혁신회의는 “숙의없이 밀어붙인 절차는 결국 당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당원 주권이라는 가치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김병기 원내대표는 오전 당무위에서 개정안 처리 시점을 일주일 연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한 투표권자 자격(올해 10월 당비를 납부한 당원)과 참여율(16.81%), 지도부의 강행 처리 등을 문제 삼으며 재검토를 제안한 이 최고위원과 황명선 최고위원 등도 회의에서 숙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오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한 분이 2~3명 됐다”면서 “‘1인1표제 (취지)는 동의한다, (다만)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과 정청래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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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 안팎의 반발 배경에는 권리당원 지지세가 높은 정 대표가 내년 대표직 연임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을 더 높이려 한다는 의심이 깔려있다. 정 대표의 ‘마이웨이 정치’에 누적된 당내 불만이 이번 개정 과정에서 터져나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 마음대로 해도 아무도 찍소리 못하는 상황에서도 이런 사안을 이렇게 처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가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부터 추진해 온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비이재명(비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1인1표제 필요성을 역설한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당원 주권 정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적었다.

    정 대표가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지만 개정안이 중앙위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에서 대의원 영향력이 있는 만큼 부결 가능성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부터 논의된 1인1표제를 반대할 명분이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하면 옳고, 정청래 대표가 하면 그른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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