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표적 된 아파트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한 아파트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돼 있다.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 참모총장 하이탐 알리 타바타바이가 숨졌다. 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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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2인자 하이탐 알리 타바타바이(57)를 살해했다. 1년 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최근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이루트 남부의 인구 밀집 지역 다히예의 한 아파트를 표적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5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 다히예는 헤즈볼라가 오랫동안 장악해온 지역이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으로 헤즈볼라 참모총장인 타바타바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타바타바이가 헤즈볼라 재건과 재무장을 이끌었다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새롭게 세력을 키우고 다시 위협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표적 공습으로 5명 사망
헤즈볼라 “레드라인 넘어” 경고
조직 와해…전면전 가능성 작아
타바타바이는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에 이은 2인자로, 헤즈볼라의 최고위 군사지도자다. 이스라엘군은 “테러조직의 핵심 요원이자 베테랑”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은 2016년 타바타바이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해 500만달러(약 74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1980년대 헤즈볼라에 합류한 타바타바이는 정예 전투부대인 라드완 부대를 지휘하는 등 여러 고위직을 맡았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9월부터 레바논 남부에서 벌인 ‘북쪽의 화살’ 군사작전에서 전투를 지휘했고 지난해 11월 휴전 이후 참모총장에 올랐다.
이스라엘이 베이루트를 공습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재로 헤즈볼라와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레바논을 폭격했으며 최근 헤즈볼라가 재무장하고 있다며 공습을 확대해왔다. 지난 18일에는 레바논 남부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를 공격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마무드 쿠마티 헤즈볼라 정치위원회 부의장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지도부는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고 적절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헤즈볼라 조직이 사실상 와해된 점, 헤즈볼라의 뒷배인 이란도 지난 6월 이스라엘에 폭격당한 점 등을 들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재개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중인 가자지구에서도 전날 공습을 단행해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54명이 다쳤다.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산발적인 무력충돌이 반복되는 ‘평화 없는 휴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등 이해당사자 모두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원하는 때 공격할 수 있고 헤즈볼라·하마스는 무장해제를 미루고 미국은 휴전을 성사시켰다는 성과를 내세울 수 있으며 아랍 국가들은 지역 재건·안보를 위한 군대·자금의 투입을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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