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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연금과 보험

    '노후 자산 볼모' 비판 일축한 이창용… "국민연금 환헤지는 보호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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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해외투자 시 원화 평가 절하되지만
    수익 가져올 땐 평가 절상...환율 영향 고려해야"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은 논의 중


    한국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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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에 동원된다는 비판을 두고 "국민 노후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환헤지1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이 해외로 돈을 많이 가지고 나가면 불가피하게 (원화가) 절하되지만, 막상 가져올 때는 절상 국면에 들어가 수익률이 낮아진다"며 "당장의 환율도 문제지만 노후 자산을 보호하려면 환율 영향을 보고, (수익을)갖고 나올 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부상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자산이 커지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의 자산 운용이 전략적 모호성을 갖춰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판단에 따라 전체 해외자산 대비 최대 10%(약 77조 원) 규모 전략적 환헤지를 할 수 있다. 이 총재는 "현행 제도도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 어느 선까지 가면 헤지를 시작하고 풀지 해외투자자에게 패가 공개된 상황"이라며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환율 수준에 따라 신축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해외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의 44%(581조 원)는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이다. 2020년 238조 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 총재는 "국민 거시경제에 주는 영향을 아예 무시하기엔 국민연금 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4자 협의체를 통한 제도 개선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총재 발언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입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 부총리는 전날 "(기재부·한은·보건복지부·국민연금 등 4자 협의체 구성은)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하기 위해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환율 상승에 대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는 목적이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4자 협의체를 두고 일각에서 '국민 노후 자금인 연기금을 볼모로 잡는다'는 비판이 일자 내놓은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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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610550003347)

    이 총재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인 한은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한은과 국민연금은 현물환 매입 수요 완화를 위해 65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이 총재는 "실무자들이 국민연금과 논의하고 있다"며 "연장하면 얼마를 사용하느냐가 문제지, 연장하는 것 자체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 환헤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선물환·통화선물 등으로 현재 시점에서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해 회피하는 전략을 뜻한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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