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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출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팔레스타인 점령 계속한다면 이스라엘 붕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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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지난달 13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엘 모키르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노스웨스턴대 케인 오디토리엄에서 동료와 학생, 언론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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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스라엘 출신 미국학자 조엘 모키르 노스웨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해 “점령군으로 영원히 존재할 수 없으며,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이 내부에서 도덕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키르 교수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이스라엘 진보 성향 매체 하레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모키르 교수는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상황에 대해 “1950년대~70년대 매우 현실적이었던 아랍 국가들의 위협은 사실상 사라졌다”며 “거의 모든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존재를 받아들였다”며 외부 안보 환경은 진전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 즉 ‘방 안의 거대한 고릴라’(모두가 알지만 언급하기를 꺼리는 문제)는 아무도 다루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일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책)을 언급한 것으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사회의 비난과 내부 갈등으로 인해 결국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처럼 붕괴하거나 극심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모키르 교수는 네덜란드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이스라엘로 이주한 뒤 히브리대에서 역사학·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뒤 노스웨스턴대에서 교편을 잡았고, 텔아비브대에서도 정규 방문 교수로 강의를 하고 있다.

    모키르 교수는 기술 진보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경로를 인정받아 필리프 아기옹 영국 런던정경대 경제학과 교수, 피터 하윗 미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모키르 교수는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모키르 교수는 전기와 컴퓨터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 것처럼 “AI가 거대한 발명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가 교육·의료 등 분야에서 “전 세계인에게 개인별로 서비스를 맞춤화할 수 있는 능력은 엄청난 진전”이라며 “30~40년 후 삶은 현재 우리가 아는 삶과 매우 다를 것이며, 운이 좋다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구 민주주의가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민주주의는 역사적으로 매우 취약한 체제이며, 과거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 민주주의가 대거 붕괴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과 세계 전반에서 민주주의 제도를 부정하는 포퓰리즘이 구조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SNS와 디지털 환경이 사실과 거짓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술 발전이 곧 민주주의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권위주의와 기술발전이 결합한 중국 모델이 일정 기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모키르 교수는 “중국은 대학, 연구 기관, 다양한 형태의 연구개발 등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투자가 성공의 핵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한번 독재로 넘어가면 다시 민주주의로 돌아오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모키르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과학에 회의적인 정권이 미국을 장기 집권할 경우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을 비롯한 유럽·인도 등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과학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되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술 진보 통한 지속 가능 성장’ 연구에 노벨 경제학상
    https://www.khan.co.kr/article/202510132115025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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