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상 횡령 등 혐의 첫 공판·보석심문 열려
한학자 측 "윤영호 단독 행위…관여 없어"
'정교유착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 총재가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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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정교유착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진 보석심문에서 한 총재 측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일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 4명의 첫 공판을 열었다.
한 총재 측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구체적인 범죄행위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정치적 야심에서 비롯된 독단적 행위"라며 "윤 전 본부장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본부장은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축소하기 위해 특검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 총재 관여를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충분하다"고 했다.
한 종교의 최고 지도자인 한 총재가 사업이나 정치 행위에 관여할 이유가 없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을 주라고 지시할 일도 없다고도 주장했다.
정원주 전 비서실장 측도 "공소사실에 대해 알지 못하고 관여한 부분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본부장 측은 비슷한 혐의로 별도 재판받고 있다는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피고인들은 정교 유착을 통해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신도들의 돈을 권력 매수에 활용했다"며 "신도들은 어려운 형편에 대출받아 가며 통일교에 헌금했지만, 피고인들은 이러한 자금을 자신의 보석 대금이나 유착 관계에 불법적으로 사용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한 총재는 통일교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라며 "모든 불법 자금 집행이 한 총재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비서실장은 통일교 2인자로서 문고리 권력"이라며 "그는 총재의 의중을 하달하고 비자금을 관리하고 의사결정에 조력한 권력자"고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하고 통일교의 현안을 청탁한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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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보석 심문에서 한 총재 측은 건강 악화와 방어권 보장을 주장하며 보석을 요청했다. 한 총재 측 변호인은 보석심문에서도 모든 혐의가 윤 전 본부장의 독단적 행위로 인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대부분은 윤 전 본부장의 행위로 시작해 윤 전 본부장의 행위로 끝난다"며 "윤 전 본부장이 추진한 사업은 개인적 야심에 따른 것이지 가정연합의 사업이 아니어서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총재가 안과 질환으로 법적 실명 상태이며 부정맥, 갑상샘 기능항진증 등 중증질환을 앓고 있다며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이에 특검팀은 "피고인이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된 이후 다른 사정 변경이 없다"며 "피고인이 구치소에 있더라도 충분한 진료 및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총재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내 나이 80이 넘도록 나는 창조주를 모시는 꿈을 가지고 일해왔다"며 "나는 특검이 말하는 그럼 사람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불미스러운 사건을 놓고, 기회가 된다면 가평에 와보라. 내가 무엇을 하였는지"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과 서면 자료 등을 검토한 뒤 보석 인용·기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 총재는 정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지난 2022년 1월께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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