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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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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의 ‘내란 정국 시즌2’… 내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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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종합 특검’ 카드 꺼낸 與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오른쪽) 대표와 전현희 최고위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은 한 군데에 몰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차 특검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추가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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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조만간 활동을 끝내는 내란·김건희 특검 등에 이어 ‘2차 종합 특검’ 카드까지 꺼내면서 정치권에선 “결국 민주당이 내년 6·3 지방선거 때까지 내란 정국을 앞세워 선거를 치르겠다는 말 아니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 상당수는 더 강하게 내란 청산을 외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년간 내란 수사와 재판 진행이 미진했다며 추가 특검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정 대표는 “채 해병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을 못 밝히고 끝났고, 내란 특검은 2주 후에 김건희 특검도 이달 안에 기간이 종료된다”면서 “3대 특검 외 미진한 부분은 한 군데에서 몰아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한 2차 종합 특검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해병 특검 종료를 거론하며 “아쉬움이 남는다. 진실에 접근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2차 특검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곧 계엄 1년이 되지만) 책임자는 한 명도 처벌받지 않고 ‘지귀연 재판부’의 침대축구 재판으로 윤석열이 석방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면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내 대법관 증원, 검찰 조작 기소 등을 처벌할 법 왜곡죄 등을 포함한 사법 개혁 법안을 처리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했다.

    여권은 연내, 연초까지 내란 청산을 앞세워 정국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계엄 1년을 맞는 오는 3일 대국민 특별담화를 준비 중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미 내란에 관여한 공무원을 가려내 인사 불이익 및 징계를 하겠다며 TF를 띄운 상태다. 이에 맞춰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1일 기자간담회에서 계엄에 부화뇌동한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옳다고 밝혔다. 그는 “상처 없이 동조한 공무원들이 있는 만큼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치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곪는다”며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것에 부화뇌동한 공무원이 있다면 21세기 국가 운영에 동참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여권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내란 정국을 유지하는 것은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각각 50%대와 40%대로 집계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중도, 실용을 앞세워 국정운영을 하고 싶었겠지만, 잇단 내란 관련자들의 영장 기각 등이 이어지자 제대로 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그래서 연초까지는 내란 청산은 하고 가자는 쪽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치솟고 주식 시장이 얼어붙는 등 경기가 악화하자,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정국 이슈를 끌고 갈 대야(對野) 정치 공세가 필요한 것이란 말도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은 “대통령과 관련한 대장동 이슈 등을 덮는 데 가장 쉬운 것도 내란 청산 시즌2 아니냐”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등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는 앞으로도 계속 터져 나올 것”이라면서 “현재 고환율이나 집값 폭등, 코스피 하락 등 경제 상황까지 불리하기 때문에 여권에는 내란 정국이 당분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내분도 민주당에 ‘내란 정국’을 더 끌고 갈 동력을 제공했다는 말이 나왔다. 박성민 정치 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본지에 “비상계엄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국민들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데다 이에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은 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반성을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내란 정국 시즌2를 통해 계엄의 충격과 국민의힘의 잘못을 계속 환기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헌 정치평론가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며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내란 프레임’으로 보수층을 가두려 한 것”이라면서 “식당에서 잘 팔리는 메뉴가 있으면 신메뉴를 개발하지 않는 것처럼 민주당은 내란 이슈는 여전히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의 강을 넘지 않은 한 내란 아젠다를 여러 목적으로 활용하며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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