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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엄 선포 뒤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봉쇄를 지시했고, 담 넘어 들어가는 국회의원을 체포하라고 했다는 조지호 경찰청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비화폰으로 여섯 차례 통화하며 지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지시가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건 처음입니다.

심가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국회 주변엔 경찰이 배치됐고 출입문은 폐쇄됐습니다.

[불법이라고 이거. {나오세요.} 아니, 불법이라고.]

오후 11시쯤 우원식 국회의장이 담을 넘어 국회 경내로 진입했고, 일부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월담에 나섰습니다.

약 1년이 지나 이상민 전 장관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지호 경찰청장은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조지호/경찰청장 (어제) : 대통령께서 직접 저한테 전화를 해가지고 지시해 가지고. 국회로 들어가는 의원들 체포하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비화폰으로 6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엔 국회 통제를 지시하다 월담 의원 체포로 지시가 바뀌었다는 겁니다.

[조지호/경찰청장 (어제) : 처음에는 '국회를 통제를 해라' 하길래 제가 '법률적인 근거가 없어서 안 됩니다'라고 얘기를 했던 것 같고 그리고 나중에는 '월담하고 이런 사람, 의원들 다 잡아라. 체포해라'…]

윤 전 대통령의 말을 분명히 기억한다고도 했습니다.

[조지호/경찰청장 (어제) :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증인에게 전화로 '조 청장, 국회로 들어가는 의원을 체포해, 불법이야'라고 말했습니까?} 예. 그렇게 제가 워딩을 분명히 기억을 합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서 의원들의 월담이 '쇼'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국회에 못 들어간 사람은 전혀 없다"고도 했는데, 대통령이 직접 의원들의 월담까지 막으라고 했단 경찰청장의 증언이 나온 겁니다.

함께 증인으로 나온 조 전 청장의 부인은 계엄 선포 당일 남편이 윤 전 대통령과 만난 뒤 문건을 가져와 찢어버리라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조지호 경철청장 부인 (어제) : 남편이 건강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여러 일에 관여가 안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문건을) 갖고 있지 말고 찢어버리는 게 낫겠다.]

재판부는 앞으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소환해 증거 조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심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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