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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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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난제 ‘사도브스키 패치’ 존재…국내 연구진,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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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동·정인지 교수 연구 성과

    경향신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최규동 교수(왼쪽 사진)와 심영진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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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연구진이 50여년간 미해결로 남아 있던 ‘사도브스키 패치’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최규동 수학과 교수와 심영진 연구원, 정인지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가 사도브스키 패치가 오일러 방정식의 해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2일 밝혔다. ‘해’는 유체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함수이다.

    사도브스키 패치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며 회전 세기가 균등한 두 소용돌이가 완전히 맞붙은 채로 움직이는 특수한 소용돌이 쌍이다. 비행기 날개 끝이나 배 뒤에 생기는 소용돌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제 물이나 공기와는 달리 이상적인 유체를 가정했기 때문에 모양을 계속 유지하며 영원히 직진할 수 있다.

    1971년 러시아 수학자 사도브스키(V S Sadovskii)가 수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모델을 처음 제안했지만, 이 패치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논문에 남긴 바 있다.

    사도브스키 패치는 대칭축을 기준으로 두 소용돌이가 끊김 없이 맞닿아 유지돼야 한다.

    이러한 형태를 만족하는 해를 오일러 방정식에서 직접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그동안 수학자들은 ‘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논리적으로만 입증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국내 연구진은 변분법을 통해 이를 새롭게 풀어냈다. 변분법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여러 가지 가능한 함수 중에서 주어진 값을 최대화 또는 최소화하는 함수를 찾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먼저 소용돌이 간 간격을 작게 설정하고 소용돌이 회전 세기에 상한을 두는 조건을 걸어둔 뒤, 그 안에서 운동에너지가 가장 큰 값을 갖는 소용돌이 쌍을 찾아냈다. 이렇게 얻은 최대 에너지 소용돌이 쌍의 구조를 단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그 모양이 사도브스키가 제안한 패치의 형태임을 증명했다.

    이번 성과는 난류 연구, 항공기·선박 후류 해석, 태풍 간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후지와라 효과’ 등 다양한 유체 소용돌이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후지와라 효과는 두 태풍이 서로 영향을 주며 움직임이 변하는 현상으로, 1921년 일본 기상학자 후지와라 사쿠헤이가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수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편미분방정식연보(Annals of PDE) 12월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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