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주한미국대사관까지 전쟁과 살생 중단, 군함 파견 반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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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호위 작전을 할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압박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재촉에도 공식적으로 호응한 나라는 아직 없다. 정부는 국민적 동의가 없이 군대를 보내선 안 된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일본은 원유 수입의 95%, 중국은 90%, 한국은 35%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며 “이들 국가가 나서서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한국·일본·독일의 주둔 미군 숫자를 거론하며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줬지만 그들은 그리 열의가 없었다”며 “우리를 지키지 않는 국가들을 왜 계속 지켜야 하는지 물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콕 집어 군함 파견을 요청하고, 15일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채근했음에도 기꺼이 나서겠다는 나라가 없자 안보 무임승차론까지 꺼내 압박한 것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한 항해를 위한 ‘해상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할 국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홍해에 국한된 EU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할 의향이 없다”고 했다. 영국도 “더 확대된 전쟁으로 휘말리지 않겠다”고 했다.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대다수 일본 언론은 자위대의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에 위배될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사실상 군함 파견에 반대하자, 오는 31일 예정됐던 방중 계획을 연기했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면 미국의 전쟁에 연합군으로 참여하는 셈이다.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 다수도 반대하는 이 전쟁에 한국이 왜 가담해야 하는가. 이란의 기뢰·드론·미사일 위협으로 ‘킬 박스’(죽음의 구역)로 불리는 이 해협엔 미국조차 해군을 보내지 않고 있다. 우리 장병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는 이곳에 왜 들어가야 하나. 한국이 우호국인 이란과 적대국이 되어야 할 이유도 없다.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청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최종 결정은 마땅히 ‘파견 불가’여야 하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얘기하긴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무역법 301조까지 꺼내고 한·미 간 무역·안보 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일단은 미국·이란 전황을 봐가며 최대한 신중히 소통하길 바란다. 어떤 경우에도 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파병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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